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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환 Sep 07. 2019

나를 다시 피아노에 앉게 해 준 친구-흑백사진,필름사진

피아노는 어려워..


피아노 연주곡을 작곡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늦게 시작한 피아노..


연습하면 연습할수록 느껴지는 건 좌절감과 무력감뿐이었다..

대단한 피아니스트처럼 잘 치는 걸

 바라는 건 아니었다...


다만 내가 쓰고 싶은 곡을 자유롭게 

연주할 정도는 치고 싶었고..

 정말 열심히 연습했었다..


재능이 없었던 거였을까.. 아님

 너무 욕심이 컸던 탓일까..

아님 좀 더 한계를 넘어서는

 연습이 부족했던 거였을까..


계속 단단해지는 피아노라는 벽 앞에..

나는 점점 지쳐갔고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 

시간, 돈에 압박까지 오면서 결국 

피아노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피아노와 멀어 저버린 나는..

생업인 웨딩사진에 전념했고..

개인 사진을 준비하기 위해

암실에서 흑백사진을 공부하며..

애써 피아노에 대한 미련을 억누르며 지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을 무렵..

피아노에 대한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큼

사진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피곤한 몸으로 침대에 누워 인스타를 보다가

같이 피아노 학원을 등록했던 

동훈이의 인스타를 보게 되었다...


동훈이는 경찰관이었고 그 당시 욕심 많던 

나와는 다르게 순수하게 피아노를 

연습하던 친구였다..


내가 피아노와 멀어진 몇 년 동안..

동훈이는 꾸준히 피아노를 치고 있었고..

그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실력이 

늘어 있었다...


아 동훈이는 꾸준히 치고 있었구나..

이제 잘 치는구나..


동훈이의 피아노 치는 영상을 보고..

많은 감정들이 밀려왔고..

 다시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간절하게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용기를 내서  

피아노 학원으로 찾아갔고..

몇 년 만에 다시 피아노 앞에 앉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동훈이와 또 피아노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과 같이 

피아노를 치고 있다..


만약에 동훈이가 피아노를 

계속 치고 있지 않았더라면..

나는 어떤 계기로 다시 피아노를

시작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다시 시작하지 못한 채

피아노라는 악기는 내 인생의 추억의 악기가 

되어버려 있지 않았을까..


조급했고, 잘 치고 싶은 욕심만 컸던 

피아노 자체를 순수하게 즐기지

 못해 포기했던 나와는 다르게..

순수하게 피아노 자체를 즐기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연습하고 

연주하는 동훈이가 있었기에..

나는 다시 피아노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내가 좋아하는 곡들을 순수하게 즐기면서

연습하고 연주하고 있다..


이렇게 꾸준히 평생 피아노를 치고 싶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 감성이 담긴 

곡도 쓰고 내가 쓴 곡을 남들 앞에서

연주하고 싶다..


꾸준히만 친다면 언제가 그런 날 오지 않을까?


하지만..

가끔 나는 피아노를 연습하다가 욕을 한다..

그러다 연습하는 동훈이와

얘기를 나누면 둘이 같이 한숨을 쉰다..


결론은 피아노는 너무 어렵다..



피아노를 사랑하는 또 다른 친구 병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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