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 10

ㅡ트로이 목마ㅡ

by oj


터키에 갔을 때 트로이 목마를 보고 생각보다 크기가 작아서 의아했다. 그 좁은 목마에 그리스 군사가 들어가 트로이 성 안으로 잠입할 수 있었을까 호기심이 들었던 순간이다.


트로이 목마는 1998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었고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우스> 의 배경이 된 곳이다. 트로이 전쟁은 그리스 로마 신화로만 여겼는데 1871년 독일 고고학자가 트로이 발굴에 성공하면서 전쟁이 실제 사실이란 것이 알려졌다.

영화로도 만들어졌지만 책에는 서사가 더 많아 영화에 모두 담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토로이는 서쪽으로 에게해를 두고 그리스와 마주하며 도시와 문명이 발달한 곳이다. 트로이를 차지하고 싶었던 그리스는 전쟁의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트로이의 둘째 왕자 파리스가 무모한 사랑에 휘말리면서 전쟁의 서막이 시작된다.


스파르타 왕인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나와 사랑에 빠진 파리스가 헬레나를 트로이로 데려오면서 화가 난 메넬라오스와 그 형 아가멤논과 트로이를 칠 전쟁의 명분을 제공한다. 트로이와 핵토르까지 위협에 빠뜨린 철 없는 파리스의 행동이 어리석고 무모해 보였다.


물론 전쟁의 원인은 신들의 싸움에 있었고 파리스가 가장 아름다운 아프로디테를 택해 황금사과를 주어 아프로디테가 헬레나를 파리스에게 주면서 벌어진 일로 신들이 각각 그리스와 트로이로 편이 나뉘면서 10년간 전쟁이 이어진 것이다.


트로이 전쟁은 영화로 만들어져 트로이 왕자 핵토르와 그리스 전사 아킬레우스의 싸움이 압권이었다. 핵토르는 누가 봐도 트로이의 대를 이을 충분한 자질을 갖춘 신실하고 용맹스러운 왕자였고 아킬레우스는 빠르고 날렵한 영웅이자 전사였다. 둘의 대결을 대부분 배우들이 결투신을 직접 해냈다니 역시 브레드 피트와 에릭 바나는 명불허전 배우였다.

용감하게 싸우겠다고 결투를 신청했다가 메넬라오스와의 대결에서 밀리자 비겁하게 형 뒤로 숨고 대신 싸운 핵토르에 의해 메넬라오스가 죽음을 맞는다. 아가멤논으로선 동생까지 잃고 수많은 대군을 끌고왔어도 트로이의 튼튼한 성곽을 뚫을 수 없는 데다 아킬레우스까지 전쟁에 불참해 깊은 고민에 빠져 진퇴양난이었다.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론과의 갈등으로 전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킬레우스의 창과 투구를 쓰고 전쟁에 나간 사촌 동생을 아킬레우스로 오인해 핵토르가 죽이면서 아킬레스와의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촌 동생의 복수를 위해 핵토르와의 결투에서 싸워 승리하고 마차에 핵토르의 발을 묶어 끌고 그리스 진영으로 돌아올 때 장렬하게 싸우고도 비참한 최후를 맞은 핵토르의 마지막 모습이 안타까웠다.

한밤중에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가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며 아킬레우스에게 예를 갖추고 찾아온다. 한 나라 왕이기 이전에 아버지로서 자비를 구하며 수치를 무릅쓰고 아버지로서 장례를 치르게 해달라며 적장에 무릎을 꿇을 때 아버지의 애끓는 비통함을 보여준 명장면이었다.


아킬레스와 브리세이스 모두 사촌을 잃고

자신이 죽인 핵토르의 시신을 보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고 전리품으로 데려온 핵토르의 사촌이자 여사제였던 브리세이스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핵토르의 시신과 함께 프리아모스와 같이 돌려보내고 핵토르의 장례가 치러지는 12일간 평화 협정을 맺는다.


하지만 전쟁의 전세는 역전 된다. 오디세우스의 지혜로 나무로 된 목마를 만들어 트로이 진영에 두고 작은 섬에 숨어있었다. 트로이 사람들은 그리스군들이 철수하고 그 목마를 승리의 전리품로 오인해 성안으로 들여놓고 자축하며 축제를 벌인다. 한밤중에 목마에서 나온 최정예 병사들에 의해 성은 불 타고 성안의 사람들은 공격 받으며 아비규환이 되고 결국 트로이는 멸망한다.


트로이 목마란 복병을 생각해낸 오디세우스는 현명했다. 한 병사가 집에 돌아가면 아들에게 준다고 깍은 나무 목마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으니 찰나에 전세를 뒤집은 계획이 아닐 수 없다. 전리품이 아니라 좀 더 안팎을 경계하고 태워버렸다면 트로이는 계속 존재했을까. 참 안타깝던 장면이면서 만약이라는 의문표를 던지게 만든 장면이였다.


트로이 왕은 성이 불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다가 뒤늦은 후회를 하며 목숨을 잃고 브리세이스는 자신을 추행하려는 아가멤논의 목을 찌르고 아킬레스는 병사들에게 브리세이스를 구하고 파리스가 쏜 화살에 아킬레스우스의 뒤꿈치를 맞고는 전사한다. 아킬레우스는 불사의 몸이었지만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전설의 강인 스틱스 강물에 닿지 않은 아킬레스 건이 약점이었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하면 영원한 영광을 얻는 대신 목숨을 잃는다는 신탁대로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트로이를 영화로 봤을 때 핵토르와 아킬레스 두 전사의 격렬한 대결신. 전쟁 전투신과 해전의 웅장함과 치열함. 목마에서 나온 병사들에 의해 트로이가 불타는 처절함. 아킬레스건에 화살이 꽂히며 전사하는 아킬레우스. 영웅들이 가는 마지막 길에 눈에 얹은 노잣돈 등 수많은 장면들이 기억났다.


영화의 소재가 된 장소에서 트로이 목마를 실제로 보면서 감동적으로 본 영화까지 떠오르게 만들어 한참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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