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금강산 관광이 열리고 개성 등 경제 협력과 개방이 이루어졌을 때 사람들은 환호했다. 남북 관계가 호전되고 있다는 기대도 컸다. 특히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의 기대와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금강산으로 향했다.
물론 금강산 전체를 모두 개방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라도 허용해 처음엔 배로 나중엔 육로까지 개방해서 금강산을 가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설레였고 통일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었다. 이런 기대감도 2008년 금강산에 갔던 관광객의 피격 사건으로 중단되고 이후 북한과의 관계는 겉잡을 수 없을 만큼 악화되고 긴장이 고조된 상태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강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알려져있다. 일만이천 봉우리가 있으며 개성의 박연 폭포. 설악산의 대승 폭포에 이어 금강산의 구룡 폭포는 3대 폭포 중 하나이다. 구룡연 코스엔 4대 사찰과 금강문과 계곡이 있고 내금강 코스엔 거센 물줄기가 있는 관음 폭포. 곰바위가 있고 만물의 형상을 갖췄다는 바위 만물상 코스엔 상선암. 천선대. 젊어지는 샘물인 망장천 등 아름다운 비경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금강산을 부르는 사계절 이름도 다르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봄에는 가장 아름답다는 금강산. 여름에는 구름이 봉우리에 걸쳐있어 봉래산. 가을엔 단풍이 아름다워서 풍악산. 겨울에는 온산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다는 뜻의 개골산이란 다른 이름이 있을 만큼 4계절 모두 아름다운 산이다. 이런 금강산에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직접 볼 순 없어도 책을 통해 표현된 금강산이 머리속에 그려질 만큼 아름답고 꼭 가보고 싶었다. 책에도 곰바위나 만물상이 나오고 북한의 온정리와 같은 지명이 나온다.
주인공 수빈이도 할아버지와 금강산에 가게 되었다. 풍악호를 타고 금강산에 가면서 많은 어르신들을 만났는데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수빈이 할아버지와 큰할아버지는 북이 고향이고 피난 왔다가 이산가족이 되었다. 큰할아버지가 부모처럼 할아버지를 돌보시다가 금강산이 개방되면서 함께 가고 싶었지만 배를 타고 가고 싶지 않다던 큰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큰할아버지께 고향이라도 보여드리고 싶어 사진을 갖고 가셨다. 할아버지는 조용했지만 표정은 비통해보이셨다. 큰할아버와 헤어진 부모님 생각 때문일 것이다.
온정리 할머니는 할머니의 어머니의 고향이 북한의 온정리라 그렇게 불리셨다. 어머니는 북한. 아버지는 남한 사람이었지만 결혼 후에 한국전쟁에 나가셨다가 전사하시자 시어머님의 온갖 구박을 받고 딸을 홀로 키우시면서 고생만 하다가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어머님께 고향인 온정리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오셨다. 온정리를 지날 때 고향 땅을 밟고 싶어하던 어머니를 부르면서 울부짖는 할머니의 모습을 모두가 마음 아프게 바라보았다.
함경도 할아버지는 북한 인민군 포로였다가 포로 교환 때 남한에 남았다. 아버지가 지주란 이유로 공산당에게 고문 당하는 걸 보아서 남한에 남았지만 북에 아내와 자식이 있던 할아버지였다. 남한에서 살면서 다시 결혼하시고 부인과 금강산을 방문하였다. 고향이 함경도인 할아버지는 북에 남겨진 가족에 대한 죄책감에 술만 드시고 괴로워했다. 그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된다.
그 밖에도 자식들이 칠순 여행을 오신 동남아 할아버지 등을 만나고 금강산 곳곳을 구경하면서 그 곳에 떨어진 단풍을 주워온다. 그리고 배에서 내 어머니 사는 나라로 노래를 바꾸어 부르며 저마다의 슬픔과 그리움을 견뎌내는 어르신들을 보며 수빈이는 통일이 왜 필요한지 산 교육을 배우고 느꼈을 것이다.
돌아와서 선생님께 금강산에서 주워온 단풍을 선물로 드리자 "새처럼 구름처럼 오고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는 답장을 받으며 통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전 세계 어디든 가도 우리가 유일하게 갈 수 없는 나라가 같은 나라 북한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고 김대중 대통령이 방북을 하며 정상회담도 이루어져 통일에 대한 기대가 컸던 때가 있었지만 금강산 개방도 단절된 지 벌써 오래 되어서 안타깝게도 통일은 점점 멀어보인다.
70년이나 분단 국가로 살면서 점점 이질적으로 변하고 여전히 북은 적화통일의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제 살아남은 이산가족은 점점 줄고 있는데 남북연락사무소까지 폭발한 북한은 여전히 전쟁의 야욕을 포기하지 않는다. 핵으로 위협하고 북한 주민들의 고통스런 삶은 돌아보지 않은 채 연일 무기 개발과 미사일로 위협해 남북관계는 긴장 고조 상태이다. 그럼에도 대화를 포기해선 안 되고 전쟁이 종식되어 한민족을 다시 회복해 평화적 통일이 되기를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