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를 배경으로 하는 이 책은 독특하게도 미국에 사는 이민자 2세인 린다수 박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이 책으로 상을 수상하며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 관한 책을 많이 썼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책인데 고려 도공의 이야기와 고아 소년 목이가 도공을 꿈꾸며 일어나는 서사가 독특하고 결국 도공의 꿈을 이루면서 우리의 전통과 장인 정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고려에는 청자가 뛰어났다. 서해의 바닷가 마을인 줄포는 도자기를 만들기에 적합한 진흙에 철이 함유되어 있고 토질이 모두 훌륭했기 때문에 도자기 마을로 유명했다. 게다가 중국을 상대로 대량 무역이 가능했고 왕실과 절에 선물하기 위해 도자기를 사던 이들로 부자가 된 도공들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람이 민영감과 강영감이었다. 민영감은 거북이 같은 장인으로 질 좋고 빛깔이 좋은 도자기를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인 반면 강영감은 끈기가 부족해 신속하게 대량으로 만들어 돈을 벌려는 욕심이 많은 도공이었다.
주인공 목이는 어릴 때 열병으로 부모님을 잃자 삼촌이 있다는 줄포에 왔다가 삼촌을 찾지 못한 스님이 다리밑에 사는 두루미 아저씨께 잠시 맡긴다. 스님이 데리러 왔지만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써서 함께 살며 가족이 된다. 두루미 아저씨는 날 때부터 다리가 뒤틀려 두루미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록 가난해도 정직하며 상식이 많은 아저씨여서 목이는 아저씨와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다.
민영감네 집을 보며 도자기 만드는 걸 신기하게 바라보던 목이가 우연히 민영감집에 들어왔다가 도자기를 만져서 깨뜨린 일로 댓가를 치러야 했다. 나무를 해서 나르는 일을 돕다가 나중엔 진흙을 퍼오고 물통에 물을 채우는 등 일을 도운 덕분에 민영감 부인에게 점심을 제공 받는다.
아저씨의 음식을 남기는 목이를 위해 넉넉하게 음식을 제공하는 심성 좋은 아주머님 덕분에 더이상 음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겨울에는 따뜻한 솜옷을 지어주셔서 두루미 아저씨와 바지와 저고리를 따로 나눠입을 만큼 아저씨를 생각하는 마음이 컸던 목이였다.
목이도 도공 기술을 배우고 싶었지만 아들에게만 기술을 물려줄 수 있는 고려의 법 때문에 배울 수 없었다. 민영감은 무뚝뚝한 사람으로 목이를 차갑게 대하는데 사실 아들 형규가 어릴 때 열병으로 목숨을 잃은 아픔 때문이었다. 목이를 보면 죽은 아들이 생각나서 마음을 주지 않은 것 같았다.
왕실 도자기 납품을 하라는 말을 듣고 도자기를 선보이러 간 사람은 목이였다. 민영감은 송도까지 가기엔 너무 나이가 많아 목이가 송도로 떠날 준비를 할 때 부인은 간식을 챙겨주시고 민영감은 여비를 챙겨주고 아저씨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며칠을 가다가 목이는 도적을 만나 봇짐을 빼앗기고 도자기까지 절벽에 떨어뜨려 산산조각이 난 것을 보고 절망한다. 사람을 조심하란 말의 뜻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목이는 포기하지 않고 사금파리 한 조각에 남아있는 청자의 아름다운 비색을 보고 깨진 조각을 들고 황실로 찾아가 감도관께 선보여 남아있는 비색을 본 감도관은 그 비색을 보고 결국 납품을 허락 받는다.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힘든 일이었지만 목이는 침착하게 대처했다. 단순히 깨진 도자기가 아닌 그 속에 담긴 비색을 볼줄 아는 목이는 이미 도공이 될 자질이 충분했다. 그걸 알아본 감도관님의 안목도 한몫했다.
기쁜 소식을 안고 줄포로 돌아간 목이는 두루미 아저씨가 다리에서 일어난 마차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오열한다. 목이에게 아저씨는 부모이자 친구였다. 아저씨께 배운 정직과 성실과 지혜는 목이를 열악한 환경에서도 빛나고 건강하게 만들었다. 민영감은 그런 목이를 양자로 들여 형규란 아들의 이름을 주고 도공의 기술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목이가 아저씨를 잃는 크나큰 슬픔을 겪었지만 부모가 생기고 도공의 꿈을 키우게 되어 기뻤다. 민영감이나 부인은 이미 마음속으로 목이를 아들로 생각한 것 같았다. 많은 사랑을 주어 도공의 꿈을 이루게 도울 것이라고 믿었다.
목이는 훌륭한 도공이 되어 민영감의 대를 이어 가업을 이루어 나갔으리라. 장인 정신으로 기술에 정통해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고도 남을 것이다. 장인정신에는 청렴결백한 윤리의식도 담겨있다.
고려청자는 비색이 뛰어난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훌륭한 예술품이자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재이다. 조선 선조 때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우리 도자기를 약탈해가고 많은 도공 기술자를 끌고가서 일본의 문화가 크게 발전했을 만큼 우리 도자기 기술은 뛰어났다. 일본에 끌려간 도공 심수관은 일본인 국적을 갖고도 성을 바꾸지 않고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백자를 만들며 전통을 계승했다.
도자기는 진흙에서 불순물을 걸러내고 진흙이 가라앉아 물기를 빼고 잡티를 걸러내는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해 그늘에서 말려 고운 점토를 얻는 수비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수비를 끝낸 흙으로 흙반죽을 하고 물레로 빚고 건조시켜 초벌을 하고 유약을 바르고 재벌을 하면 완성된다.
우리의 문화재가 지켜지고 그 전통과 기술이 잘 전수되어야 한다. 우리의 역사. 전통. 문화. 예술 등을 가르치며 소중한 우리 문화가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