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지탱하는 울타리
바리사이는 ‘구별된 자, 분리된 자’라는 뜻을 지닌다. 흔히 위선의 상징처럼 불리지만, 그 출발점에는 율법을 지키며 선을 행하려는 치열한 태도가 있었다. 규정과 원칙을 삶의 중심에 두고 하느님 앞에 바로 서려 했던 자세만큼은 쉽게 폄하할 수 없다.
어느 날 새벽 시장에서 일하는 한 여인을 만난 적이 있다. 손은 거칠었지만, 하루 일을 시작하기 전 짧은 기도를 드리고 나서야 상점을 열었다. “원칙대로 사는 게 루틴이 되어 나를 붙잡아 줘요.”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그의 성실함은 작은 율법처럼 삶을 지탱하는 울타리였다.
바리사이들도 그와 비슷했을 것이다. 율법을 따라 살며 공동체의 질서를 지키고, 여성과 노동자층의 지지를 받았던 이유도 그 일관성 때문이었다. 완전하진 않았지만, 최소한 기준을 세우고 지키려는 노력이 있었다.
문제는 우리가 그들을 부정적인 상징으로만 볼 때 생긴다. 비판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본받을 점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하루의 리듬을 하느님과의 시간에 맞추어 두고 있는가, 원칙을 지키기 위해 구체적으로 애쓰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된다.
새해를 맞아 나는 작은 계획을 세웠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시 멈추어 기도하고, 주간 단위로 삶을 점검하기로 했다. 바리사이를 버려야 할 이름이 아니라, 배우고 넘어설 이름으로 받아들이는 삶, 그것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