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돌봄과 여성의 노동
성평등활동 네트워크(도봉여성센터, 마포여성동행센터, 서초구양성평등활동센터, 중랑구성평등활동센터)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2026년 3월 12일 목요일 10시부터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현장과 온라인 강의를 병행하여 150여 명이 참여했다.
세계 여성의 날은 매년 글로벌 캠페인 주제를 통해 성평등 의제를 환기한다. 성별 임금 격차, 돌봄 노동의 불균형, 젠더 기반 폭력, 정치적 대표성 확대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2026년 주제는 “모든 여성과 소녀를 위한 미약한 법적 보호 장치, 권리를 침해하는 유해한 관행과 사회적 규범을 철폐하기 위한 행동을 촉구한다.
이번 특강에서는 여성의 시간과 돌봄 노동의 문제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 이중돌봄지원네트워크 백경흔 강사는 "왜 여성의 시간은 항상 모자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여성들이 겪는 현실을 짚었다. 많은 여성들이 직장에서 유급 노동을 마친 뒤에도 가정에서 아이 돌봄과 가사노동을 감당한다. 여기에 부모 돌봄이나 아픈 가족을 돌보는 책임까지 더해지면서 돌봄의 범위는 확장된다. 이처럼 생애 전반에 걸쳐 이어지는 돌봄 노동은 사회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역할이지만, 여전히 사적인 영역의 책임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백 강사는 이러한 구조적 병폐가 여성의 시간을 끊임없이 압축하고 분절시킨다고 지적했다. 일과 돌봄이 겹겹이 얹힌 삶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휴식과 자기계발의 시간을 뒤로 미루기 쉽다. 돌봄은 가족과 공동체를 지탱하는 중요한 노동이지만, 충분한 사회적 지원과 제도적 인정이 따르지 않을 때 개인의 희생을 요구한다. 결국 여성의 시간이 부족한 것은, 돌봄과 노동이 불균형하게 배분된 사회 구조를 드러내는 문제이기도 하다.
성평등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을 인식하고, 사회적 변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성찰도 이어졌다. “니즈는 원래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는 일본 사회학자 나카니시 우에노의 말을 인용하였다. 새로운 필요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사회를 구성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성평등은 단순한 구호로 그치지 않고, 일상의 구조와 인식을 바꾸는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여성과 소녀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연대와 행동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