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라레솔도 01화

늦은 저녁, 스페셜 참치회

깨달음은 지금

by 에밀리


지난 일요일 병문안 다녀오는 길에 백화점 지하 식품관으로 내려갔다. 먹성 좋은 늦둥이들 좋아하는 얼굴 보려고 과일이나 핑거푸드 등 소소한 간식이라도 사간다.


어느덧 저녁 8시가 지나고 최종 마감세일 중인 초밥집에 줄을 섰다. 익숙하게 연어초밥, 새우모듬초밥은 바로 골랐다. 그리고 포장하고 가려는데 보고야 말았다.


멋 부린 스페셜 참치회가 트레이에 빼곡히 채워져 눈에 들어온다. 그 찬란한 위용에 한 번 눈 맞맞추는 차마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마지노선 금액에서 크게 넘쳐서 고민하고 있었다. "마감 5분!" 외치는 다급한 소리에 '이게 뭐라고 땀까지 흘리며 번민하다니' 생각에 미치자 결정을 내렸다. '그래, 오늘 저녁은 스페셜하게' 발걸음이 가벼웠다.


도서관, 연습실에 있는 큰 아이들에게 귀가를 명하고 재촉했다. 여섯 식구라 그 자리에 없으면 음식이 남지 않은 까닭에 따로 챙기는 것이 쉽지 않다.


더욱이 머리나 옷에 장식해도 될 듯한 화사한 식용 꽃장식, 참치 다섯 부위마다 다른 색과 결, 그리고 소고기 닮은 마블링까지 예사롭지 않은 스페셜 종합 참치회가 눈앞에 있다.


큰애가 먼저 한 입 먹고는 '엄마! 입 안에 살살 녹아" 그 말에 묵은 피로가 싹 가셨다. "소고기를 회로 먹는 거예요?" 막둥이의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검약하게 사는 습성이 배어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 몰려온다. 식구들이 "오늘은 특식이네, 무슨 날이야?" 환호하며 일상 이야기가 이어졌다. 식사하면서 눈 맞추는 한가로운 저녁이 참 오랜만이다.


내일은 아파서 맛있는 음식을 못 먹을 수도 있고, 갑작스럽게 어딜 떠나야 할 수도 있다. 잘 살아낸 오늘의 우리, 소중한 가족을 대접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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