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동회 May 27. 2024

사도(沙島) & 낭도 (狼島)

중도, 증도, 장사도

원래는 소백산의 철쭉을 영접해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철쭉 중에서 가장 빼어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지요

절제(節制)된 미(美)의

극치(極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요

올해는 기회를 상실했습니다

꽃이 피지 않았다고 하네요


만발했다면

천상의 화원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 앞에 고됨을 잊은 채 능히 오를 수가 있겠지만

철쭉이 사라진 소백산을 넘본다는 것,

이미 신체적 구조가 퇴락하여 버거운 지경에 이르렀답니다


하여

과감하게(?) 포기하고

3월 초에 시도했다가 미수에 거쳤던 여수의 사도가 떠 올랐고 마침 물때도 잘 맞는 터라 꽃마중 대신 섬나들이에 나선 거죠


달구어질 머리를 식히고

망상과 번뇌를 끊어내고파

조용한 곳을 갈구하던 참이기도 했습니다



사도 일대는 한국의 쥐라기공원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모래(沙) 섬(島)입니다


우리나라 남해안에는 아름다운 섬들이 하도 많아서 해상국립공원이 두 곳이나 있고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만 [백리섬섬길]이라는 관광지도도 생겨 났습니다


작년 가을

개도를 탐방하고 만든 포스팅에서 백리섬섬길을 잠시 소개했습니다만


개도 (2023-11-27) ;

https://story.kakao.com/_eTZCf4/fTMIfOs7ODA


다시 리뷰를 해 보면


위치는 전라남도 여수인데요

남해안의 많은 섬들을 이어주는 길이 예전에는 한려수도였죠


경남 통영시의 한(閑)산도에서 사천시와 남해군을 거쳐

전남 여(麗)수시에 이르는 바다의 물(水) 길(道)을 한려수도라 합니다


약 300리쯤 되는 모양인데요

430년 전 이순신 장군께서 조선의 수군을 이끌고 왜군과 치열하게 싸웠던 역사적인 뱃길이기도 하며

대한민국 8경 중 하나라고 하네요


이 물길을 중심으로 거제까지 확장하였고

경치가 빼어난 곳을 여섯 덩어리로 묶어서 1968년에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답니다

① 거제 해금강

② 통영 한산

③ 삼천포

④ 상주 금산

⑤ 남해 대교

⑥ 여수 오동도


반면에

여수, 고흥, 완도, 진도, 신안을 중심으로 바다에 떠 있는 여러 섬들을 권역별로 묶어서

① 여수 금오도

② 여수 거문도 백도

③ 고흥 나로도

④ 완도

⑤ 진도 조도

⑥ 신안 도초도

⑦ 신안 흑산도 홍도

⑧ 고흥 팔영산

등 8개 지구로 편성하여

1981년에 14번째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군요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답니다


그러니까

남해안 앞바다가 몽땅 해상국립공원인 건 아니고 모두 14개의 권역으로 나누어서 띄엄띄엄 지정해 놓은 것이죠


한려해상은 경상도 중심,

다도해해상은 전라도 중심이며

여수는 반반씩 나누어져서

오동도 쪽은 한려해상이고

돌산도 방면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되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해상국립공원에는 빠져 있으나 유인도가 밀집한 곳에 각각 다리를 놓아서 섬들을 연결하면 도서민의 편리함과 함께 바다를 끼고 달릴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생겨서 또 다른 관광 벨트가 형성되겠죠


이른바 [백리섬섬길]입니다


이 길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금오도 지구와

팔영산 지구를 연결할 텐데


여수의 돌산도에서 출발하여 징검다리 11개를 건너 고흥의 영남면으로 연결되는 총 39.1km의 육로가 생기게 된답니다


40km가 100리잖아요

39km이지만 [100리]로 간주한 것이고

10개의 [섬]과 [섬]을 연결하여 만든 [길]이니까

백리섬섬길이 되는 것이죠


10개의 섬은

① 돌산도

② 화태도

③ 월호도

④ 개도

⑤ 제도

⑥ 백야도

육지의 화양면을 거쳐

⑦ 조발도

⑧ 둔병도

⑨ 낭도

⑩ 적금도

를 지나 고흥의 영남면에 닿습니다


여수 화양면에서

고흥 영남면까지는 2020년 2월에 개통되었고


돌산도에서

화양면까지는

6개 다리 중에 2개는 완공되었지만 4개는 2028년까지 완성될 예정이라 하더군요


그러니까

30리 정도는 아직까지 길이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죠



예전,

술 좋아하고

산을 멀리하던 시절에 하동의 금오산에 갔었는데요

한 땀 한 땀 비지땀을 흘리며 정상에 닿았더니 승용차가 올라와 있더군요


참 허탈하데요

그냥 차 타고 올라오면 될 것을 왜 미련스럽게 꾸역꾸역 걸어서 왔을까!


입장이 바뀌어진 요즘 섬에 다니면서

모름지기 배를 타고 가야 섬이지 차를 타고 가면 그게 무슨 섬이냐고 혼잣말로 많이 중얼거립니다


부산의 영도나

서울의 여의도가 섬처럼 느껴집니까!


백리섬섬길도 섬사람들의 편리함과 승용차로 드라이브하기에는 좋겠지만 이곳을 운항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분들과 배를 타고 섬 여행의 낭만을 즐기던 분들은 어느 정도 상실감이 있지 않을까요!


사설(私說)이 길었습니다



#낭도 (狼島)


백리섬섬길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결국 이번에 탐방한 섬이 백리섬섬길이 지나가는 낭도와 낭도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사도 (沙島-모래섬)

#중도 (中島-가운데섬)

#증도 (甑島-시루섬)

#장사도 (長蛇島-긴뱀섬)

#추도 (鰍島-미꾸라지섬)

이기 때문입니다


낭도는 모양이 이리(狼)를 닮은 섬(島)이라 하여 낭도라 하며

아래 링크는 백리섬섬길이 개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2020년 여름휴가 때 이곳을 답사해 본 포스팅입니다


https://story.kakao.com/_eTZCf4/hJCzF0M3gTA


사도에 들어가면

이웃섬 중도와 증도는 연결되어 있지만 장사도까지 걸어서 가려면 물때는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어차피 간조 시간을 택하여 탐방하게 될 것이고 그럴바엔 낚싯배를 타고서라도 추도까지 가보자


5월 25일은 10물이고

간조는 16시 03분이었죠


요행히 민박과 식사와 추도를 왕복할 배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사도 주민의 연락처를 입수하여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운 곳을 썰물에 기대어 1박 2일 일정으로

추도

장사도

낭도의 해벽을 패키지로 일망타진(?) 했답니다



첫날 (240525 토)


낭도항에 주차하고

09 40 낭도를 떠나

15분 만에 사도에 닿습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신비의 섬, 공룡의 섬답게 모형 공룡이 반겨줍니다


예약했던 [사도민박식당]을 찾아 방을 배정받고 둘레길부터 시작하여 사도 중도 증도를 차례로 탐방하였으며

점심 식후 민박집 사장님의 배를 타고 추도로 갔습니다


숙박 70,000원

식사 15,000원/끼

뱃삯 30,000원/왕복


사도항에서 추도항까지는 1km, 5분이면 갑니다

최단 거리는 780미터쯤 되네요


물이 많이 빠지는 날에는 모세의 기적, 바닷물 갈라짐 현상이 생기는데요

이때는 걸어서 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간조시간이 짧고 그나마 음력 2월의 영등사리와 7월의 백중사리 등일 때나 가능하답니다


이때는

연목 나끝 사도 중도 증도 장사도 추도 등 7개의 섬이 ㄷ자 형태로 이어져서 하나의 섬이 된다고 하네요


추도의 매력은

① 돌담인데 등록문화재

     제367호이고요

② 공룡발자국 화석지는

     천연기념물 제434호이며

③ 용궁은 신천지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듯하며

④ 켜켜이 쌓인 퇴적암은

    1겹이 1천 년이랍니다


우리나라의 공룡발자국하면 경남 고성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곳도 못지않더군요


초식공룡, 육식공룡의 발자국이 선명하고

특히 여러 마리의 공룡이 줄을 지어 걸어간 흔적이 있는데 무려 84미터나 되고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합니다


이 발자국들은 사도와 추도 일대에 4천여 점이나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사도로 돌아와서


장사도로 가보는데 보는데 진입이 어렵고 딱히 볼품은 없더군요


사도 탐방 시 SNS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진이 있는데요

실은 증도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이순신 장군께서 거북선의 영감을 얻었다는 거북바위,

사람의 옆얼굴을 닮은 얼굴바위,

고래 같은 고래바위,

제주도에 있는 용두암이 몸통은 바닷속에 있고 그 꼬리가 이곳으로 나왔다는 용미암,

화산활동으로 나무가 굳어서 바위가 된 규화목 등입니다



이튿날 (240526 일)


우선 일출을 보았죠

추도에 살짝 걸려서 썩 좋은 해맞이는 아니었습니다

아침 산책 삼아 중도까지 한번 더 돌아보았는데요

그만큼 섬이 밀집돼 있고 아담합니다


09 10 사도를 출항하여

낭도항으로 돌아와서

상산에 올라보고 신선대와 천선대를 복탐했죠

비록 잔뜩 흐리고 비까지 내렸지만 물이 많이 빠지는 시간대여서 해안길을 만끽했답니다



시간대별 동선입니다


09 45 낭도 출항

10 00 사도 하선

10 10 숙소 배정

           사도, 중도, 중도 트래킹

13 55 낚싯배로 사도 출항

14 00 추도 하선 트래킹

           추도 분교 해벽

           추도공룡 발자국

           용궁

16 00 추도 출항

16 30 장사도 트래킹


05 15 다음날 일출

           아침 산책 트래킹

07 30 조식 체크아웃

09 10 사도 출항

09 30 낭도 트래킹

           상산 등정

           낭도 둘레길

           공룡 발자국

           신선대, 천선대

           쌍굴, 병풍바위

           주상절리

17 00 차량회수, 귀가

작가의 이전글 황제도 (皇帝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