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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냥 Sep 12. 2024

버스 안에서

시 쓰는 이야기

      버스 안에서

                               유복녀     

어둑한 퇴근길

정해진 노선 따라

바삐 내닫는 버스 안에서

습관처럼 시선 돌린 창 너머

눈에 익은 풍경들  

   

꽃 가게 진열대에 놓인 화분엔

붉은 꽃 계절마다 새롭고

철물점 옆 옷 가게 쇼윈도엔

철 따라 옷을 갈아입는 마네킹

건널목 옆 두어 평 술집의 붉은 불빛과

건넛집 사철 푸르른 채소가게

그 안에서 바지런한 사람들   

  

투명한 유리창 너머의 세상

다가갔다 멀어지며

저들과 맞닿지 않는 시공 사이로

십여 년을 한결같이

흔들리며 지나가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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