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증후군도 셀프시대
명절증후군 셀프로 낫는 중
효도도 셀프
고향 방문도 셀프
명절증후군도 셀프로......
효도 셀프인 시대
곰 같지만 여우 같은 내편도
셀프 효도의 일인자다
결혼 전 내가 친구였던 신랑이 제일 멋있게 보일 때 부모님께 살갑게 대하고
부모님 잘 챙기는 모습이었다
나의 평생 이상형 글씨 이쁘게 쓰는 사람
글씨체가 이상형 1순위였는데
짝꿍은 진짜 글씨체가 하...
어디 사춘기 남학생이 수업시간에 졸면서 아니다
진짜 쓰기 싫은데 쓴 것 같은 일명 줄은 삐뚤 하지 않은데 글씨 자체가 삐뚤 하다
암튼 그런 글씨체의 소유자
일단 탈락ㅋㅋ
그런데 친구로 지낼 때 인상 깊었던 기억이
아빠랑 참 살갑게 통화하는 거다
"아빠 아빠"를 부르면서
그래서 친구였던 신랑이 좋았다
결혼하니 역시 셀프 효도의 일인자
나에게 효도를 강요하지 않는다
아니다 내가 알아서 잘하는 거다ㅎㅎ
부모님 두 분 모두 건강하시고
가까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소중한지
나는 잘 안다
너무 일찍 부모님과 헤어져야 했던 나는 누구보다 더 부모님이 고픈 사람이었다
그렇게 부모님이 고픈 사람인데
우리 신랑은 결혼 17년 차인데
나의 형제자매들은 만나도
장인장모님 산소에는 한 번을 가자는
얘기를 안 한다
결혼 후 우리 생활 루틴에
나의 친정부모님을 향한 루틴은 없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두 분이 안동 나의 고향에 살고 계셨더라면 명절 고속도로 정체를 몇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는 루틴 만들기가 자연스러웠겠지만
시작부터 없는 루틴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아니 만들 시간도 없었다
24개월 차이 남매를 낳고 기르고
생활 루틴이 아이들 중심으로 생기니
안동을 향한 루틴은 없다
명절 증후군
나에게 명절 증후군은
전을 몇 바구니 부쳐내고
제사 음식 만들고
시부모님 비유 맞춰야 되는
명절 증후군이 아니라
고향을 향한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
나의 유년기 사춘기 시절을 추억하는
명절 증후군이다
올해는 유난히 나의 마음이 추석을 앞두고 많이 가라앉더니 저기 아주 밑으로 밑으로
하염없는 공허함의 웅덩이로 빠지고 빠지고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 명절증후군을 날려버릴 방법은
일단 고향 앞으로!!!
기동력도 있겠다
가면 되지~~~~
그리하여
10월 첫날
지금 여기 안동
급 집 떠나 왔더니
숙소가 없어 생애 최초게스트 하우스
경험해 본다
그
런
데
자꾸 집에서 전화 온다
"엄마 옷은? 엄마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와"
"엄마 갑자기 안동은 왜 간 거예요?"
부모님을 그리워해 본 적 없는 네가 내 마음을 알겠니?
"엄마도 엄마가 아니 엄마보다 아빠가 보고 싶어서......"
나는 평생 엄마보다 아빠가 보고 싶고 그리운 아이였다
아이......
그중 제일 당황한 사람은
남편ㅋㅋ
아들과 두 달 전부터 예약해 놓은 음악회 간 사이
나는 안동으로 왔으니....
"일단 안전하게 지내다가 와"
숙소를 위험하게 게스트하우스라니
호텔도 아니고 라는 말 따위는 넣어둬!!
호텔보다 내가 원하는 건 그리움을 보듬어줄
함께하는 동행이니깐
게스트하우스 2층 침대 1층에 누워서
대답한다
"그럽시다 서울에서 봅시다"
안동에서 명절 증후군에 추억으로 마음약 발라 갈 테니
집에서 눈치 챙기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