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 넘게

책 십 년 천권 : 책 속으로 풍덩

by 잭 슈렉

인생 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 서 너 편 있다. 인생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앨범도 꽤 된다. 영화든 앨범이든 정말 좋아서 내 마음속에 서열 1위로 두게 되면 무조건 나는 100번을 넘게 보고 듣는다.


‘꼬라지’라는 유행어가 생생한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남자 주인공의 조카 중 한 녀석은 많을 때 무조건 100개라고 우겼다. 내게도 그런 기질이 있는지, 좋으면 100번 넘게 해야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도 그런 책이 있다. 피천득의 「인연」이다. 20대 초반 제목이 맘에 들어 구입한 책은 20년 넘도록 여전히 책장에 꽂혀 있다. 자주 다니는 세 곳의 도서관에서 반납과 대출이 하루 사이로 텀이 생길 때가 자주 생기곤 했다. 다음날 출근은 해야 하니 그럴 땐 어김없이 이 책을 가방에 담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30번은 넘게 읽었을 책인데도 여전히 지루하거나 부담되지 않는 내용이 늘 마음에 들었다. 한참 오래전 시대의 사람이 쓴 한참 오래전 생각과 사고방식이지만, 책에 담긴 진심만큼은 여전히 오늘날 투영되어도 부족함 없을 만큼 곱고 선명했다.


이 책의 뒤를 바짝 따라오는 책은 비록 정식 출간은 되지 않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우리들끼리 만든 시모음집이다. 전영혁의 음악세계 애청자모임에서 2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며 방송에서 낭독된 시 일부를 모아 만든 책이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운이 좋아 편집에 참여했고, 하드커버에 예쁜 책이 만들어졌다.


「인연」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예쁜 결로 담은 책이라면, 음악세계 시모음집은 시 언어로 그것들을 담은 책이다. 100번을 넘어서 1000번까지 읽게 되어도 여전히 좋을 내게 있어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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