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열린 결말'
노력했던 일들이 목표에 닿지 못하거나 성과가 없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온 몸의 신경과 가슴이 꽉 조여들며 작아지는 그 쓰나미같은 통증...
그리고 이내 드는 생각.
'아, 망했구나, 실패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내 마음은 알고 있는 무너짐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정말' 실패일까?...
내 인생은 멈추지 않았고, 내일도 모레도 똑같은 시간이 주어질텐데...
그 시간들이 온통 이 실패의 결과로 채워지지는 않을 텐데...
어쩌면, 진짜 실패는 우리가 그것을 '살패'라고 부르는 순간일지 모른다.
실패가 아니라, 해 본 경험이라 말한다면?
우리가 하는 말은 실제가 되어 버리니까.
어떤 시도를 '실패'로 호칭하는 순간,
우리는 진짜 실패하는 사람이 된다.
'시도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던 그 많은 순간에...(p.226)
누가 뭐라해도 내 스스로 그것을 실패하고 말하지 않는다면,
나는 실패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내가 먼저 실패라는 단어를 입에 담자 말자.
앞으로 나아가게 할 좋은 경험, 열린 결말이라 말해 보는 것이다.
김신자 작가는 말한다.
"실패는 너무 거창하다, '○○해 본 경험'이라고 부르는게 맞다고.
지금 겪는 계절을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이 좋을 계절을 만나게 할 뿐이라고.
우리 인생은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쓰이는 중이니까.
그것 때문에 멈추어 버리는 일도 없이, 계속 나아갈 것이니까,
다시 한번 신발끈을 고쳐 매면 될 일이다.
♣ 북(Book) 노트
*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신지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