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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망했어요, 우리 좋은 실패들을 해요

혹은 '열린 결말'

by 소리


노력했던 일들이 목표에 닿지 못하거나 성과가 없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온 몸의 신경과 가슴이 꽉 조여들며 작아지는 그 쓰나미같은 통증...

그리고 이내 드는 생각.


'아, 망했구나, 실패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내 마음은 알고 있는 무너짐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정말' 실패일까?...

내 인생은 멈추지 않았고, 내일도 모레도 똑같은 시간이 주어질텐데...

그 시간들이 온통 이 실패의 결과로 채워지지는 않을 텐데...


20250917_220113.jpg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中, 김신지 에세이



어쩌면, 진짜 실패는 우리가 그것을 '살패'라고 부르는 순간일지 모른다.


실패가 아니라, 해 본 경험이라 말한다면?

우리가 하는 말은 실제가 되어 버리니까.



어떤 시도를 '실패'로 호칭하는 순간,

우리는 진짜 실패하는 사람이 된다.

'시도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던 그 많은 순간에...(p.226)



누가 뭐라해도 내 스스로 그것을 실패하고 말하지 않는다면,

나는 실패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내가 먼저 실패라는 단어를 입에 담자 말자.

앞으로 나아가게 할 좋은 경험, 열린 결말이라 말해 보는 것이다.



김신자 작가는 말한다.

"실패는 너무 거창하다, '○○해 본 경험'이라고 부르는게 맞다고.

지금 겪는 계절을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이 좋을 계절을 만나게 할 뿐이라고.



우리 인생은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쓰이는 중이니까.

그것 때문에 멈추어 버리는 일도 없이, 계속 나아갈 것이니까,

다시 한번 신발끈을 고쳐 매면 될 일이다.



♣ 북(Book)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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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신지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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