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버닝-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설정은 가상입니다.
(이 소설은 이슈의 클럽 사건들을 여러 개 모티브로 하지만 사실과는 전혀 무관한 픽션임을 밝힙니다.)
아라는 잠에서 깨자 천장의 불빛이 눈부셔 다시 눈을 감는다. 아라의 어머니는 밤새 잠을 자지 못해 눈꺼풀이 무겁다. 은지와 나는 아라에게 주기 위해 죽을 사 왔다. 아라는 멍하게 어딘가를 바라볼 뿐이었다.
윤청 경찰 말로는 아라에게서 마약 검사 반응이 양성이 나왔다고 전했다. 물뽕이라 불리우는 GHB 성분이 나왔다. 물뽕은 액체화 마약이지만 히로뽕과는 성분 자체가 다르다. 중추신경 억제제의 효과를 나타내 알코올과 같이 섭취 시 호흡기 장애나 사망까지 할 수 있는 무서운 약물이라 한다. 윤청 경찰은 하루에 한 번 아라의 병실을 방문했고 아라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곤 돌아갔다.
"죽어버린다. 쥐도 새도 모르게. 그러니 입 닥쳐."
아라는 누군가로부터 자신의 나체 사진과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있었다. 매일 밤마다 수십 통의 문자가 쏟아졌다. 윤청경찰이 병실을 들락거린 이후 더 심한 공격성 문자를 받았다. 그리고 깊은 밤이 되면 병실밖에 한 남자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은색 바람막이에 나이키 검은 모자, 마스크를 쓴 젊은 남자는 아라의 병실에 주로 밤마다 나타났다.
남자는 발걸음이 조심스럽지만 무거우며 무언가를 노리는 듯한 발걸음이었다 한다.
밤마다 그는 아라의 병실에 나타났다. 아라는 그렇게 믿었다.
아라는 어쩌면 자신을 남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유리병을 깨고 손목을 그었을지도 모른다. 난리 치면 병원에서 긴급히 대처해 주기 때문이다. 아라는 그 사건 뒤 누군가의 그림자만 보아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윤청 경찰의 기록본>
피해자 : 이아라
그 새끼가 주는 술을 먹고 쓰러졌어요. 그리고는 잠시 뒤 깨어났죠. 근데 어떤 침대가 있는 방이었어요. 클럽 위층 호텔 같았어요. 그 새끼가 침대에 머리를 처박았어요. 아라는 윤청에게 그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머리를 박을 때 소리가 너무 커서 내 머리 박는 소리에 내가 죽는 거나 생각했어요. 머리를 박힐 때마다 목도 꺾였어요.
살려고 기었어요. 계속 토하고 토했어요. 어떻게든 정신 차려 보려고 토하고 현관을 향해 기어가고 그 새끼는 저를 계속 끌고 침대에 데려왔어요. 그리고는 휴대전화로 촬영도 하는 것 같았어요. 저는 머리를 세 개 박아 더 이상 정신이 들지 않았어요.
그날 이후, 제 인생은 검정색이 되었어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