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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Dec 21. 2024

비디오 킬드 더 레디오 스따

한서율 Poem


비디오 킬드 더 레디오 스따*


오빠, 나 준비 되었어

X가 나체의 몸으로 의자 끝에 걸터 앉는다

'잠시만'

X의 허벅지 살이 의자에 눌러 볼록해진다


비디오 아티스트 'O'는 어린 애인 X의 나체 비디오를 렌즈에 담는다


'O'에겐  X는 유일한 예술적 창조물


오빠가 언젠가 그랬지

‘우리 같에 불행할래?‘

혼자 불행하지 말고 같이 불행하자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어둠을 같이 걷자고

X는 비디오 속에서 말한다


'O'는 자신의 비디오 속 X말곤 좋아하는 거라곤 없었다


딸기를 곱게 갈아 X의 온 몸에 바른다

붉은 핏물 같은 딸기 물이 그녀의 계곡에 흐르고

X는 갓 태어난 핏덩이 아기 같은 표정을 짓는다


X는 세번의 낙태를 했고 그때, 죽여버려진 아기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했다

‘O'는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X는 의사의 매스에 갈겨 찢어진 아기같았다


레디오에선 알 수 없는 어느 나라의 음악이 흘러 나올때 X는 나체로 가만히 춤을 춘다


음악은 차갑고 수술대는 울렁 거리고 아기는 비명을 질렀다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기이하고 독특한 나라의 춤을

그것은 몽골의 벌거벗은 소년의 춤같기도 하고 스페인의 한 시골 마을의 늙은 노파의 춤 같기도 했다



둘은 한 번도 옷을 입고 만나본 적은 없다

X가 촬영이 끝나고 인사할때 잠시 스친

옷 입은 모습은 벗은 모습보다 야했다


X는 죽음을 나체의 몸으로 표현했고

‘O'는 더 캄캄한 피사체의 한줄기 빛으로 담아냈다



레디오에선 부서지듯 음악이 나오고

비디오는 on air






*Buggles

Video Killed the Radio Star


픽션의 순수창작물

©️한서율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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