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찍는 거니
구글에 road라고 검색했을 때 여성의 신체가 적나라하게 찍힌 수많은 몰카 사진들이 뜬다. 전 세계 남자들이 road에서 찍은 불법촬영 사진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광화문에서 동생이 나에게
‘언니 이리 와 저기 가자'하며 나를 강하게 잡아당겼다‘응응 가자.'
'있잖아 언니', '우리 저기까지 뛰어가자.'
나는 왜?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재미난 거라도 있을까 봐 같이 뛰었다.
숨이 찰만큼 뛴 다음 동생이 말했다.
"언니 뒤에 남자가 언니를 휴대폰으로 찍고 있었어."
너무 무서워서 그냥 언니 보고 뛰자고 한 거야.
누군가 바짝 뒤에 붙어 있다는 건 느꼈지만 촬영을 할 거란 생각은 조금도 못했다.
한여름 나시 원피스를 입어 팔, 다리가 그대로 다 드러난 옷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니 누군가 나를 밀착해서 뒤쫓아 온 느낌이 들었다.
무서울 수 있는 상황을 동생과 함께 모면한 경험이 떠오른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카메라들, 안전지대는 없다. 대중 시설에서 혹은 교육기관에서 조차 몰카사건들에 관한 뉴스가 쏟아진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매번 고민스럽다.
세상남자들이 다 파렴치범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관음증이 있는 분들은 분명 ‘병’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여자도 음란물을 보나요?’라고 질문했을 때, 나는 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그건 사실 그대로 솔직히 답한 것이다. 태어나서 음란물을 내 손가락으로 찾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란물을 많이 보는 여자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듯이 세상남자들이 다 변태는 아니다. 모든 남성들이 이런 행각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텔과 호텔등의 숙박업소에 있는 몰카는 남성도 피해자가 된다.
몰카를 인지했을 때 피하거나 혹은 당해도 모르는 경우가 상당했을 거라 생각한다. 뉴스는 심각성은 늘 보도되지만 대처법이 미흡하다. 카메라 찾는 도구를 늘 가지고 다녀야 할까? 여자화장실 문에는 왜 이상한 구멍들이 많을까?... 찍힌 수많은 영상, 사진들은 어디에서 공유되는 걸까?
도촬은 더이상 성별의 문제가 아니다.
범죄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좋은 대처법이 있으신 분들 계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