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서율 Jan 19. 2024

도촬에 대응하는 자세

도대체 왜 찍는 거니

구글에 road라고 검색했을 때 여성의 신체가 적나라하게 찍힌 수많은 몰카 사진들이 뜬다.  전 세계 남자들이 road에서 찍은 불법촬영 사진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광화문에서 동생이 나에게

‘언니 이리 와 저기 가자'하며 나를 강하게 잡아당겼다‘응응 가자.'

'있잖아 언니', '우리 저기까지 뛰어가자.'

나는 왜?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재미난 거라도 있을까 봐 같이 뛰었다.

숨이 찰만큼 뛴 다음 동생이 말했다.

"언니 뒤에 남자가 언니를 휴대폰으로 찍고 있었어."

너무 무서워서 그냥 언니 보고 뛰자고 한 거야.

누군가 바짝 뒤에 붙어 있다는 건 느꼈지만 촬영을 할 거란 생각은 조금도 못했다.


한여름 나시 원피스를 입어 팔, 다리가 그대로 다 드러난 옷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니 누군가 나를 밀착해서 뒤쫓아 온 느낌이 들었다.

무서울 수 있는 상황을 동생과 함께 모면한 경험이 떠오른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카메라들, 안전지대는 없다. 대중 시설에서 혹은 교육기관에서 조차 몰카사건들에 관한 뉴스가 쏟아진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매번 고민스럽다.

세상남자들이 다 파렴치범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관음증이 있는 분들은 분명 ‘병’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여자도 음란물을 보나요?’라고 질문했을 때, 나는 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그건 사실 그대로 솔직히 답한 것이다. 태어나서 음란물을 내 손가락으로 찾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란물을 많이 보는 여자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듯이 세상남자들이 다 변태는 아니다. 모든 남성들이 이런 행각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텔과 호텔등의 숙박업소에 있는 몰카는 남성도 피해자가 된다.

몰카를 인지했을 때 피하거나 혹은 당해도 모르는 경우가 상당했을 거라 생각한다. 뉴스는 심각성은 늘 보도되지만 대처법이 미흡하다. 카메라 찾는 도구를 늘 가지고 다녀야 할까? 여자화장실 문에는 왜 이상한 구멍들이 많을까?... 찍힌 수많은 영상, 사진들은 어디에서 공유되는 걸까?


도촬은 더이상 성별의 문제가 아니다.

범죄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좋은 대처법이 있으신 분들 계신지요?
이전 18화 브로드웨이 뮤지컬 같이 골라주세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