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6월.
브런치 작가가 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퇴직 후에 글을 쓰면서 살아야지...라는 소망을 늘 품고 있었습니다.
소망 속 미래에는,
노년의 귀품을 자아내는 한 여성이 있습니다.
그 여인은 여유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간단한 아침 스트레칭을 하고,
따뜻한 커피를 손에 든 채, TV 앞에 앉아 뉴스를 시청합니다.
대충의 뉴스를 본 후에는 몸을 단장하고
깔끔하면서도 우아한 옷을 차려입고
서점이나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평일 오전인 탓에 몇몇이 드문드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통성명을 한 적은 없지만, 늘 보던 얼굴들이라 간단한 목례를 건네기도 합니다.
무심한 듯 무심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 공간은 책장을 넘기는 소리, 손에서 필기구를 돌리다가 떨어뜨리는 소리, 노트북의 빠른 키보드 소리들과 기분을 좋게 하는 커피 향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녀도 주문한 커피를 받아 들고 익숙한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노트북을 열고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어제 작업하다 만 파일을 엽니다.
그리고,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능숙하게 글을 써내려 갑니다.
60여 년의 인생 중, 반 이상을 함께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글.
언젠가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작업.
현장에서 그들과 부대끼던 하루하루를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다면 그녀의 퇴직도 완성되지 못할 것만 같은 마음으로 써 내려간 글.
그 글이 있어야만 그녀의 소망 속 미래는 온전히 채워집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그 미래를 조금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글을 쓰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운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23년 9월.
저는 말로만 듣던 '브런치스토리'라는 것을 검색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작가' 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