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인가구 사회적 관계망 프로그램(동대문구 1인가구=동일이)을 마무리하며 동대문구 가족센터에서 활동공유회를 진행했다. 활동후기 PPT발표를 동아리별로 했다. 어떤 동아리는 많이 친해져서 1박 2일 여행을 따로 다녀오기도 하고, 어떤 동아리는 조원들이 전부 잠수를 타는 바람에 중간부터 활동을 지속할 수 없었던 희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 동아리는 그 중간쯤이었던 것 같다. 언제나 원데이베이킹 클래스만 하고 나서 바로바로 헤어졌다. 끈끈해지지도, 터지지도 않았다. 그도 그럴만한 게 일단 나도 조원들과 깊어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내 마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거나, 아니면 실용적인 통찰을 줄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도 없어보였다.
그중 한 명은 특히 심했다. 도움을 받고도 고맙다는 말을 할 줄 모르고, 잘못을 하고도 미안하다는 말을 할 줄 몰랐다. 내가 속으로 몰래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본인 입으로 구청의 이런저런 프로그램 활동하면서 갈등 없이 지속됐던 팀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고 전해 들었다. 알만했다. 그렇게 이기적으로 구는 걸 가만히 받아줄 생판남들이 있었을 리가 없지.
감사한 것도 하나 있다.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지 알게 해 줬다는 점이다.
"니 마음만 있냐, 내 마음도 있다."
유치원 다닐 나이만 돼도 아는 말인데 이 문제의 답이 조금씩만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거라는 걸 모르는 어른들도 많은 것 같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