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혼자세요?

by 릴리안

여행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개인 여행도 아니고 단체 여행에 초로의 여자가 홀로 왔다는 게 의문인가 보다. 왜 혼자일까?

가족이 없나? 친구도 없나? 등 속으로 온갖 상상을 하면서 질문을 한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 모두 용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허긴 이 나이 되도록 유럽은커녕 국내에서도 혼자는 여행을 해 본 적이 없다. 여행은커녕 집에서 혼자 자 본 기억도 별로 없이 주위에 늘 가족이 있었다.

단체여행이긴 해도 스무 번이 넘는 해외여행도 늘 가족이나 친구가 함께 했다. 늘 누군가가 내 휴가기간에 시간을 내주었고 나 또한 늘 여행은 누군가와 함께라는 당연한 명제를 무시한 적이 없었다. 더구나 동반자보다 나는 늘 새로운 환경이나 지리에 서툴렀다. 그래서 낯선 나라에서나 공항에서 불편한 일들을 그들이 해주었기에 실전에선 홀로 게이트 찾는 데도 서툴 만큼 무지했다.

휴가 날짜가 정해지고 같이 갈 동반자를 알아보는 동안 마음속에 한 가지 의구심이 떠올랐다.

휴가를 꼭 누군가와 같이 보내야 할까?

시간과 목적지를 정하는 의견 조율을 거치고 여행을 하는 동안 난 그들과. 행복했나?

옆 병원이 휴가 기간을 정하는 동안 내게 시간을 맞춰 주어야 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을 행복했나?


더구나 홀로 여행을 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전년도에 베프와 함께한 스페인 여행의 악몽 때문이었다. 그녀와 난 중학교 때 만나 거의 평생을 함께한 친구였다. 이런 장기간 여행을 같이하게 된 데는 10년 정도 파리에서 유학을 한 그녀의 이력도 한몫을 했다. 나와 달리 호기심이 많고 자유로운 성향의 친구와 여행을 하면 더 재밌고 풍요로운 여행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같이 여행하는 내내 난 너무 불편했고 서로 앙금이 쌓여 지금은 연락도 안 하고 지낸다.

이런저런 사유로 난 혼자 하는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아직은 개인여행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엄두도 못 내고 평소 가보고 싶던 북유럽 패키지를 예약하게 되었다.

날짜도 내 시간에

장소도 나 가고 싶은 곳으로

사람들의 낯선 시선이나 혼자 있는 외로움 따위는 떨쳐 버리고 과감히 예약을 했다.

물론 홀로 호텔을 쓰니 50만 원 정도의 싱글차지가 붙지만 어떠랴.

홀로 방을 쓴다는 것은 진정한 자유를 얻은 것이니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다.

자 떠나자, 나 홀.로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