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마음은 잡념으로 가득했다. 어제는 CS(Customer Service)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역시 마음이 잡념으로 가득한 순간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이 되었다.
길을 나섰다. 오랜만에 산행에 나섰다. 집에서 가까운 월류봉으로 갔다. 월류봉은 충북 영동군 황간읍에 있는 작은 산으로 5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고 둘레길이 꽤 알려져 있다. 요즘에는 블로그나 유튜브를 보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도 대형 버스와 승용차들이 벌써 자리를 잡고 있었다. 주차장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새로 산 등산화를 신었다. 막내아들이 아르바이트로 첫 월급을 받아서 준 돈으로 산 것이다.
사고 싶은 등산화를 검색하여 가까운 구미시에 있는 매장에서 구입했다. 새로 산 등산화로 첫 산행인 셈이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자연의 향기를 찾아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지만, 장작 산행을 하는 사람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대부분이 근처 경치를 보고 식당에 들렀다가 떠났다.
징검다리를 건너서 첫 봉우리를 향해서 출발했다.
산 입구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만났다. 커다란 리트리버 개를 데리고 온 사람도 있었다.
다섯 개의 봉우리를 돌아내려 오는 산행길은 경사가 급해서 만만치 않은 길이다. 아무리 작은 산이라도 쉬운 산은 없다.
그러나 몸은 금방 적응을 한다. 숨이 차고 땀이 나기 시작하면 몸은 이내 자연에 적응하면서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게 된다.
하산하고 곧바로 올갱이국을 잘하는 식당으로 갔다. 음식맛이 할머니를 생각나게 해서 가끔 왔던 곳이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산에 오르는 순간순간에 마음은 고요해지고 평화가 다시 찾아왔다.
그러나 생각이라고 하는 놈은 고요함과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방심하는 순간 맑은 마음을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