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 내외분께,
입춘이 지났음에도 추위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먼저 사돈 내외분의 평안과 건강하심을 기원합니다. 딸의 혼사와 관련한 예단을 보내며 저희 내외의 심경을 몇 자 글월로 대신 전해드립니다.
딸의 혼사를 앞둔 저희 내외의 심정이야 여느 부모와 다를 바 없으나, 장성한 후로 저희 내외의 말벗이었고 가끔은 가벼운 술 한잔에 일상의 소소함을 함께 했던 녀석인지라 막상 품에서 떠나보낸다는 생각에 서운함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대신 딸아이를 아껴줄 반듯하고 믿음직한 큰 아들을 얻는 기쁨으로 채워지리라 믿기에 그런 선택을 해준 두 사람과 그 인연을 허락해 주신 두 분께 먼저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부모 된 관점에서 볼 때 아직은 미숙한 점이 많아 앞으로 한 가정을 꾸리고 한 집안의 사랑받는 며느리로서 의당 갖추어야 하는 제반 소양과 지혜로움을 겸비함에 있어 좀 더 많은 것을 가르쳤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염려 또한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다행히 OO이의 성장을 지켜봐 온 바, 심성이 착하고 나름의 분별력과 총명함은 있다고 판단되기에 부족한 점 일깨워 주시고 가르쳐 주신다면 잘 순응해 가리라 믿고 있습니다.
결혼이란 두 사람만의 삶이 아니기에 부디 사돈내외 두 분과 주위사람들의 기대에 잘 부응해 가는 그런 가정을 꾸려나가도록 두 사람이 합심하여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함께 보내는 소소한 예물은 부족함이 많으나 저희 내외와 가족, 친지들의 마음을 담아 정성껏 마련한 것이오니 기쁘게 받아 주시길 소망하며, 향후 예물보다 더 큰 사랑과 믿음으로 두 사람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합니다.
저희 내외에게 OO군을 큰 아들로 맞이 하게 해 주신 것처럼 두 분의 큰 딸로 OO이를 맞이해 주시기를 바라오며 사돈이라는 관계도 의당 존중되어야 하겠으나, 가까운 이웃처럼 잦은 왕래가 있는 그런 관계이길 더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시 한번 두 사람의 인연을 허락하신 사돈내외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 더욱 친밀한 관계이길 바라는 저희 내외의 마음을 소박한 예단과 함께 전해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임진년 세밑에,
OO 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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