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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널스 Sep 18. 2023

끝나지 않을 나의 이야기

공황장애와 공존하는 간호사의 이야기


공황장애는 내 삶의 동반자이고 나와 함께 살아갈 것이다. 또한 아직 나의 공황장애는 끝나지 않았다.


‘나의 공황장애’에서 나 스스로에게 처방하였듯이 나는 지금 숙제 중이다. 나라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로 하였고 더 이상 숨지 않고 알리기로 하였다. 숙제를 마치는 날이 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어쩌면 그날이 오기 전에 나의 삶이 끝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내가 적어 내려 간 나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칠지는 모르겠다. 정신병원에서 재직 중인 의료인으로서 나의 이야기를 밝히는 것은 매우 두려웠고 아직도 조금 두렵긴 하다. 질환을 완치하지도 못하고 정신병원에서 누군가를 케어한다는 것은 어쩌면 맥락이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생각에 사로잡혀서 나는 나를 더욱더 숨겼다. 하지만 근무하면서 내가 겪어왔던 나의 이야기로 인하여 오히려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의 아픔을 보면 나의 아픔이 떠올라 공감할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도 살아나가면서 질환을 숨기지 않고 건강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나는 나를 알리기로 결심하였다. 나를 위하여, 또 나와 같은 누군가를 위하여 말이다.


앞으로의 적어나갈 나의 이야기는 하얀 백지의 페이지와 같다. 나라는 색깔의 크레파스, 누군가라는 색깔의 크레파스, 주변인이라는 색깔의 크레파스로 나의 페이지를 채워갈 것이다. 나는 미완성 작품이기에 다양한 색깔의 크레파스가 필요하고 그 색깔들로 내가 완성 작품이 되기 위해 달려갈 것이다. 다양한 색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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