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뤼튼 X G-Dragon] 편 광고
어제에 이어 ‘논란의 광고’ 2번째이자 마지막,
오늘은 국내 광고 캠페인을 소개합니다.
어제 광고에 비하면,
‘논란’이라고 할 것까지는 아닐 수도 있지만,
광고 관련 커뮤니티들에서 호불호가 갈리며,
어떻게 봐야 하나? 나름 고민되는 캠페인.
오늘도 영상이 많고, 내용이 길 수 있어서,
제 개인적인 경험의 순서에 맞춰서,
빠르고 가벼운 보폭으로 말씀드려 볼게요.
[ 뤼튼 X G-Dragon ] 캠페인
모델 : 지드래곤
만든 이 : 제일기획/ 임연주, 김강민, 천윤정 CD/
유광굉 감독
어느 날, 론칭 편을 가장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bwY9G86VcE
굉장히 낯설면서도, 눈에 걸리지 않나요?
무엇보다 낯선 영상미와 모델 GD가 탁 걸립니다.
세로형 화면, 흔들리는 카메라, 스마트폰 셀카죠.
모델 GD도 아무런 격식 없이 어느 촬영장에서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구어체 멘트로 말합니다.
메시지도 심플합니다. “Ai 뤼튼”이야.
업종 카테고리와 브랜드명만 알리는 거죠.
오… 새롭다, 신선한데… 다음 편이 궁금했죠.
음… 이거 AI 광고야.. 광고야 광고
AI 광고야 AI
이름은 루이 아니고 리 아니고 리튼
바쁘다고 해서 이렇게 찍고 있어
광고야? 리튼
https://www.youtube.com/watch?v=N22Qdxtayuc
그 다음편도 장소와 의상만 바뀌었지만,
같은 형식으로 또 심플하게 이름만 말합니다.
“뤼튼” 브랜드명 인지를 명확히 하죠.
남: 난 이것만 써. 좋으니까.
루 + I= 뤼. 뤼튼.
쉽게. 하려면.
뤼, 뤼, 뤼 자로. 시작하는 말.
뤼튼 뤼튼 뤼튼 뤼튼.
AI 뤼튼. Really 뤼튼.
뤼튼, 매일 써 봐.
계속 계속 관심 있게 보게 만들었습니다.
우선, 영상이 새로운데, 유리해 보였거든요.
그동안처럼 잘 찍은 TV광고용 영상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유튜브에서 많이 본 듯한 영상인데,
오히려 그에 익숙한 시대와 세대에게 더 적합한,
과거 형식을 파괴하는 새로운 형식미로 보였어요.
또, 메시지도, 화법도 더 '착붙'으로 보였어요.
광고계에서는 ‘하나만 말하라’라는 말이 있어요.
광고 1편당 하나씩만, PPT도 1장당 하나씩만…
공을 여러 개 던져도 두세 개 못 잡는 것처럼,
메시지도 하나만 던져야 정확히 받게 되니까요.
그에 맞게 광고마다 “카테고리”, “브랜드명”
딱 하나씩만 이야기하니까 쉽고 명확하잖아요.
그렇게 매우 관심 있게, 호평하며 보던 참에,
커뮤니티에서 누군가의 댓글을 보고 “엇?” 했습니다.
아래 광고를 다시 찾아봤거든요.
https://www.youtube.com/shorts/vE9qRF4JRYg
미국 아티스트 칸예의 2024년 슈퍼볼 광고입니다.
영상은 보시는 바와 같이, 아무 연출 없는 셀카고요,
아래 카피가 곧 메시지입니다.
나야, ye.... 이거 광고야.
슈퍼볼 광고비에 돈을 다 써서,
광고를 찍을 돈이 없어.
그러니까 그냥 Yeezy.com에 가.
거기 가면 뭐… 신발도 있고…. 음….
그게 다야.
제가 엇? 한 이유를 아시겠지요?
영상의 형식미가 너무나 유사하고,
메시지도, 화법도 상당 부분 유사합니다.
"아… 이걸 어떻게 봐야 하지?"
그런 고민을 하는 사이에,
뤼튼 광고를 제작한 CD님의 기사도 봤고,
3번째 광고도 온에어되어 보게 되었습니다.
https://www.brandbrief.co.kr/news/articleView.html?idxno=8638
https://www.youtube.com/watch?v=7atlGP4SmF8
남: 아직도 AI 쓰면서. 뭘 내고 있어?
여: 에이 그럼 AI를 그냥 써?
남: 알잖아. 루+ l = 뤼, 뤼튼.
여 NA: 리튼? 진짜 무료네.
남: 좋은 거 써.
여 NA: 매일 쓰면 쓸수록 혜택이 쌓이는
남: 매일 너한테 도움이 되는 거
여 NA: 매일 쓰는 무료 AI. 리튼.
진짜 무료야. 뤼튼.
제작진은 “이래도 되나?”라는 고민을 하면서,
‘기존 프레임으로 설명되지 않는 파격’을 찾았고,
‘브랜드의 태도를 드러내는 전략적 선택’이라지만,
3번째 광고는 모델과 자막 간 대화로 바뀌고,
메시지도 정보성이 더 드러나게 바뀌었지만,
솔직히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모처럼 처음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던 캠페인에게
왠지 뒤통수를 맞은 듯한 배신감(?)이 느껴지며,
어떻게 봐야 하나? 스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표절이라고 봐야 할까요? 누군가는 그럴 겁니다.
광고 형식이 거의 똑같고, 촬영기업이 유사하고,
모델 화법도 유사해 지배적 인상이 비슷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방식이 꼭 작년 칸예 광고만의 것은
아니라서 표절이라고 볼 수는 없을 법도 합니다.
그러면 모티브나 레퍼런스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전혀 몰랐던 상황에서의 우연으로 봐야 할까요?
모티브든, 우연이든 제가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어찌 되었든, 작년 칸예의 광고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저 광고의 새로운 형식미가
이 광고 효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제작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시청하는 입장에서의 이 광고의 쓸모는
어쩌면 “내 알맹이의 필요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만의 스토리, 메시지, 아이덴티티 같은 것들…
작년 칸예는 슈퍼볼 광고를 얻기 위한 매체비가
얼마나 비싼지 잘 알고 있는 타깃들에게
광고를 둘러싼 자신의 속사정을 이야기해서
공감도 얻고, 재미도 얻고, 화제도 얻었죠.
노골적이랄만치 솔직한 상업성이 공감을 사고,
장사꾼으로서의 그런 속내에 진정성을 느껴야
영상의 형식미도 빛을 발하는 거 아닐까요?
뤼튼도 거의 유사한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어쩌면 칸예의 포장지를 빌려온(?) 게 아닐까 싶어요.
선물을 받았는데, 포장지가 너무 힙하고 예뻐서,
힙한 포장지는 챙기지만, 알맹이는 환불한 느낌.
그 포장지를 내 물건에 잘 쓰면 상관없는데,
뤼튼만의 알맹이는 딱히 잘 보이지 않는 느낌.
3편을 봐도, Ai 카테고리, 뤼튼 브랜드명, 무료…
단순 정보만, 이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있거든요.
그저 프로필 빈칸만 채운 듯한 느낌이죠.
뤼튼만의 ‘내 알맹이’가 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니까 힙한 포장지만, 그것도 남의 걸로 보이고,
내 알맹이에 맞는 내 포장지로 보이지 않더라고요.
광고인들이 광고 한 편 한 편을
얼마나 어렵게 만드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쉽사리 단점을 단정 짓기보다는
장점과 고심을 찾아보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제작진의 ‘이래도 되나?’라는 고민에는
이런 고민까지 포함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광고인의 거창한 사명감…이런 거 때문이 아니라,
광고를 안 그래도 잘 안 보는 타깃들이니까
'이래도 된다'가 남아서는 안 되는 거니까요.
오히려 "왜 굳이? 남의 포장지에 담아야 되나?
내 알맹이에, 내 포장지도 있는데, 이래야 되나?"
하는 내면의 목소리도 함께 들어야지 않을까요?
광고평론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s://www.ap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3038238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