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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힘 3- 버림의 미학

5-19. [토스 페이스페이 : 결제의 새 얼굴] 편 광고

by 그레봄 김석용

어릴 적 만화책, 만화영화 많이 봤잖아요.

그림체도, 움직임도, 주제가도 익숙해지죠.

애니메이션은 전부 다 그런 줄 알았어요.

학년이 올라가고, 일본 미국 만화를 보면서

그림체도 방법도 다양하구나… 알게 됐죠.

그러다가 디지털이 들어오고 나서

어? 웹툰? 스크롤?… 변화무쌍해지더라고요.


이번 광고가 그래요.

최근 뜨거운 ‘페이’ 시장 광고 경쟁에서,

내용도 혁신적이고, 형식도 영리해서

하반기 수작 중 하나로 제가 꼽는 광고입니다.


[ 토스 페이스페이 : 결제의 새 얼굴 ] 편

만든 이 : 사이드킥/ 이현성 CD/ 서지훈 감독

https://play.tvcf.co.kr/993640

https://youtu.be/YPPWBVNbh6o?si=8G9veY18eXhAlpgY

https://www.youtube.com/watch?v=HJdipTSn6VA

https://www.youtube.com/watch?v=H2tUPpm0yMA

깨끗한 화면에 라인 드로잉으로 그린

손바닥만 하나 쓱 들어옵니다.

과거 화폐- 지폐- 카드… 그렇죠,

결제 방식은 뭘 내느냐의 문제죠.

근데 그걸 보고 “진화는 무슨 개뿔,

변화였을 뿐...”이라고 일갈합니다.

그 뒤로 “얼굴”로 결제를 한답니다.

얼굴로? 손바닥이 아니라 얼굴로?

안면 인식 기술처럼 결제가 되네요.

변화 이상의 진화라는 주장에 끄덕끄덕...

신기합니다. 이 광고 한 편만이 아니에요.

여러 편이 재미있게 툭툭 던져집니다.

얼굴 결제라는 게 얼마나 재미있고 편한지…

인류의 결제 방식은.
결국 무엇을 내느냐의 차이.
진화는 무슨 변화였을 뿐.
그리고 마침내.
남:얼굴로 결제할게요.
결제 과거의 손아귀를 벗어나다
결제의 새 얼굴. 페이스페이- 토스.

길게 설명드린 광고는 런칭편, 종합편이죠.

메시지에서 광고 전략이 잘 드러납니다.

‘변화 vs 진화’는 다르다는 대립구도를 통해

동급의 변화가 아닌 ‘차원이 다른 진화’라 말하죠.

‘손아귀’라는 오프라인 결제수단은 과거,

‘얼굴’로 결제하는 새로운 미래 결제라는 것을

아주 쉽고 구체적인 예시로 이해시키고 있어요.


브랜드 전략상 정인지와 이미지를,

광고 전략상으로 쉽게 구조화, 도식화해서,

잘 구현해 낸 메시지도 아주 잘 뽑혔지만,

‘이야… 좋은데…’ 감탄하게 보게 만든

이 광고의 쓸모는 ‘버림의 미학’입니다.

핵심 메시지와 전달의 핵심만 남기고,

실사를 버리고 애니메이션으로,

복잡함을 버리고 라인드로잉으로,

단순화시킨 ‘의도된 버림’이 너무 값진 느낌.


사실, 어느 회사든, 누구든

그 업계에서 주목할만한 기술을 개발하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지 이야기하고 싶어지죠.

거창하게 말합니다. 힘줘서 강조합니다.

광고에도, 표현에도 힘이 잔뜩 들어가기 마련이죠.


스마트폰에서 지문 인식, 얼굴 인식이 나왔듯이,

기술적으로 모바일 페이 시장에서 상당한 혁신,

상용화는 둘째치고 이 기술은 아주 다르잖아요.

그러니 변화 이상의 진화라는 인류사를 거론하듯.


그런데, 이 광고는 아주 쉽고 경쾌하지 않나요?

컷마다 이미지 하나만 남기고, 배경을 버립니다.

라인 드로잉만 살리고 색채도 버립니다.

할 말도 자막만 살짝, 군더더기는 버립니다.

마지막에 실사 사람이 나올 법한데 끝까지 버립니다.

단순하고 익살스러움만 남기고 거창함도 버립니다.

한 편마다 하나의 이야기만 하고 할 말도 버립니다.


그 덕분에 메시지 전달력이 더 커지지 않나요?

하고 싶은 말이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봐야 할 부분만 딱 남겨놓아서 눈에 딱딱 박히죠

사람 얼굴 실사가 없으니 분산될 것도 없어요.

라인드로잉을 통한 개성도 너무 유쾌하게 남죠.


페이스 페이. 얼굴 결제를 표현하기 위해

사람 얼굴을 쓰고 싶지 않았을까요?

진짜 어떻게 작용되는지 보여주고 싶었을 텐데…

이때, 힘을 빼고 과장을 버리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핵심만 딱 정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메시지만 정확히 전달되면 놀라움은 따라온다'라고

생각했던 듯해요. 오로지 메시지 전달에 집중하죠.

메시지 전달을 위해 모든 걸 버리도 택한 것이

바로 애니메이션이 신의 한 수입니다.

메시지 전달력은 더 높이고, 분산도는 확 낮추고,

개성은 높이고, 오인될 우려는 확 빼버립니다.

기술도 혁신적이지만, 전달방식도 혁신적입니다.


누구든 큰 성과를 보게 되면, 포장하게 됩니다.

내가 착한 일을 하게 되면, 생색내게 되잖아요.

그 일에 미사여구를 하나씩 더 붙이게 마련이죠.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본능에 가깝죠.

그럴 때, 말하고 싶은 내 욕구보다

들어야 할 사람에게 맞추는 절제는 어렵잖아요.

중요한 건 들어야 할 사람이 제대로 알아듣는 거고,

제대로 알아들으면 날 칭찬하고 인정할 테지만,

그게 더 멋있고, 세련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생색내기를 참기 힘들어서 한마디 덧붙이잖아요.

이 광고를 보면서 다시 ‘버림의 미학’을 떠올립니다.

오늘도 강의도 있고, 약속도 있는데,

내 입장보다 받아들일 사람 입장에서,

곁가지는 빼고 핵심만 남도록

'버리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광고평론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s://www.ap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3039994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 유튜브 외)

https://youtu.be/YPPWBVNbh6o?si=8G9veY18eXhAlp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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