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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MJ Apr 28. 2024

4번째퇴사,이럴꺼면 뽑지를 말지 #6

개발자 포기 후 1년6개월의 공백기, 30곳이 넘는 면접과 6번의 도망

노숙자를 직업으로 삼으면 잘할 것 같다. 


4번째 퇴사 이후에 한달동안 출근하는 척 카페에 가서 구직활동을 했다. 내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순간 순간 비참함이 밀려왔지만 금방 회복이 됐다. 쉬는 동안 겁먹어서 못했던 것들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먼저는 운전학원을 등록했다. 태생이 걱정이 많고 불안장애가 있어 운전은 생각도 못했지만,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을 도전하고 이루어낸다면 다른 것도 잘 해낼 것 같았다. 


출근하는 척 카페 + 운전학원을 병행했다.  장내시험을 두번이나 떨어졌다. 이미 자존감이 바닥을 친 상태였기 때문에 장내시험 탈락은 나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 난 운전도 못하는 녀석이구나~ " 

세번째만에 장내시험을 합격했을 때는, 올해 들어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였다. 정말 내가 자랑스러웠고 용기가 생겼다. (하지만 이후에 도로주행은 3번이나 떨어지게된다. ) 


퇴근시간에 맞춰 집에 들어가야했기 때문에  아침에 카페에 갔다가, 중간에 점심을 사먹고, 다시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노트북이 든 무거운 백팩을 매고, 어디를 가야할지 해맬 때도 있었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내 자신이 초라하고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또 이런 자유가 너무나도 좋았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당장 갈 수 있다는 점이 ( 비록 텅장이 되어간다할지라도 ) 




 점심 때는 초밥집에서 초밥과 맥주를 마셨다. 직장인들이 힐끔힐끔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여자 혼자 대낮에 맥주마시는게 이상해보이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마 부러워서 쳐다본게 아닐까? ✌

갑자기 영화에 꽂히면 영화를 보러 갔다. 한달동안 10개가 넘는 영화를 보았다.

카페도 하루에 두번 옮겨다녔다. 노니깐 시간은 더 빨리가는 것 같았다. 


내 불안과 걱정, 상처를 그런 자유와 낙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아님 회피하는 것일 수 있다. 

아무렴 어때, 백수라고 집에서 우울하게 누워있는 것보다 낫지! 

그렇게 한달을 자유인이되어 밖을 돌아다니다 다시 취업을 하게되었다. 하지만 두번의 퇴사를 반복하게되면서 두달을 날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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