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견디는거 잠시 쉬어도 되나봐요

혼자 할 일은 아니네

by 반항녀

봄이지만 오늘은 춥다. 아직은 춥다.


그래도 걷다보면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 나무가 간혹 보인다.


바깥으로 밥먹으러가는 길이 추워서 ‘시켜먹을껄’ 하고 후회를 하다가 이 쌀쌀한 날씨에 꽃을 피운 나무들을 보면 꽃도 이겨내고 있는데 하며 후회를 접어본다.


‘악으로 깡으로 버틴다’를 맘 속으로 외치다보니 근무지 외의 다른 지역에서 오는 회사직원들을 보면 두렵다.


저 사람은 내편이 아니겠지.

속으로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마음으로 두렵다.


바로 어제 타지역에서 직원 분들이 업무상 출장을 오셨다.


오신다는 말을 들을때만 해도 어찌나 긴장이되고 스트레스를 받던지.. 집으로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만나보니 쫄아있는 나에게 먼저 다가오셔서


’힘들지..‘, ’고생이 많아..‘


라는 말을 해주셨다.


그 짧은 마음에 악과 깡은 조금 녹아내렸다.


참, 나도 웃기다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술자리를 파하고 귀갓길이 긴 나를 위해 한 여자팀장님께서 본인이 잡으신 숙소에서 자고 가라고 하셨다.


나는 곧바로 내가 의지하는 우리사무실 차장님을 슬쩍 쳐다보았고 차장님은 괜찮을 거라고 해주셨다.


그렇게 오메가메 인사만 하던 여자팀장님과 얼떨결에 동숙(?)을 하게 되었다.


팀장님은 내일 바로 출근을 해야하는 나를 위해 편의점에서 양말과 속옷을 사주셨고 편하게 수다 좀 더 떨자시며 맥주와 새우깡도 사셨다.


숙소에 들어가서 또 처량(?)하게 여태 있었던 일을 읊고.. 회사에 대한 배신감도 말씀드리고 했다.


정말 고생많았겠다하시며 힘들때마다 연락하라고 말씀해주시더라.


본사에는 적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겪은 일을 알지도 못하면서 태어나 처음 용기내 신고한 나에게 ‘신고빌런’이라는 호칭을 붙였는데..


중간중간 울컥했다.


악과 깡이 녹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약해지지는 말라고 하시더라.


당당해야할 건 너(나)라고.


그렇게 위안의 시간을 가지고 꿀잠을 자고 팀장님께서 새로 사주신 속옷과 양말을 신고 산뜻하게 출근했다.


출근을 했더니 또 자리에는 나와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의 숙취를 걱정해주신 누군가의 호의로 ‘컨디션’이 놓여있었다.


마음이 사르르…

참 간사하다고 느끼면서 나도 꼭 언젠가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또 느꼈다.


언젠가 녹을 추위처럼 내 ‘악’과 ‘깡’도 언젠가 녹을 거라고 믿는다.


또, 이게 내 수호천사가 나에게 주는 힘이 아닐까싶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