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요? 그런데 구속영장이 뭔가요?
본사로의 출장에서 이런저런 일들 그리고 나의 깡, 상처, 용서 그리고 후회를 느끼고 내 자리로 돌아와 출근을 했다.
생각이 많은 상태로 복귀했지만 내 자리는 내 자리였다.
본사에서와 다른 심장박동(?).
좋은 선배는 역시나 내 걱정을 해주셨고
딴에 사고뭉치인 나는 사고 아닌 사고들을 말씀드리고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다 오후쯤 갑자기 변호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너무 놀란 마음에 뛰쳐나가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검찰에서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뭔지도 정확히 모른 채 ‘네에?!? 정말요?!?’라고 들뜬 목소리를 내어놓고는 머쓱하게
그런데 ‘구속영장 청구’가 뭔가요?
라고 여쭤보았다.
물론, 저 단어들의 조합을 처음 본 것이 아니다.
뉴스나 범죄 영화들에서는 많이 들었다.
느낌적인 느낌으로 검찰 쪽에서의 판단이 이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것은 알았다.
그래서 들뜬 목소리를 내었지만 정확한 뜻은 몰랐다.
변호사님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나에게 설명을 해주셨다.
음. 내가 여기에 정의를 적기에는 사실 완벽한 이해를 하지 못한 것 같아 패스 하겠다.
아무튼 법에 따라 이번 주 금요일(4.05) 가해자에 대한 판사의 ‘영장실질심사’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일단 여기에서 나는 체기가 조금 가셨다.
본사에서 탄원서를 받아준다는 사람들과 대화를 했을 때 ‘가해자’의 젊은 인생이 불쌍해서 써줬다고,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단지 ‘가해자’가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해 부모의 마음으로 써줬다고 말들을 했었다.
저 말들을 듣고 (앞의 기록에서 썼지만)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우울증과 불안, 공포 그리고 그것들을 이겨내기 위해 먹은 약들을 소화하고 분해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내 장기들은 불쌍하지 않은가, 그리고 나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그들의 자식과 비슷한 나이다.
아무튼 검찰에서 조사 후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하니, 어느 정도의 법이, 그리고 정의가 내 피해사실을 인정해 주는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내 머릿속에서는 타인의 인생에 이렇게까지 관여를 해도 되는가에 대한 생각이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나도 양보를 하면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내가 내 삶을 위해서.
아직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도 재판이 끝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건을 판단하는 기관 중 하나인 곳에서 이 사건을 심각하게 판단했고 내 피해사실이 어느 정도 인정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지난 10개월, 스토킹 기간을 포함하면 16개월의 일 년이 넘는 기간에 대한 어느 정도 위안은 되는 것 같다.
안다.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는 것을.
그리고 어쩌면 피해사실을 인정받았다는 자체가 내 소중한 인생 한 부분에서의 끔찍한 시기가 정말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사실에 슬퍼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러나저러나 나 스스로 믿는다.
내가 단지 그의 불행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싸워온 것이 아니라는 것.
고생했다 나 자신.
조금만 더 버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