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항녀 May 29. 2024

행복의 택시

기사님 곧 다시 만나요!

오늘 병원을 갔다가 나를 위한 보상이라며 합리화를 하고 돌아오는 길 택시를 잡았다.


타자마자 기사님께서 하시는 말씀


“안녕하세요~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헤어질 때 하는 말 같았지만 괜히 기분이 좋아


“기사님도 행복하세요~”


하고 앉았다.


기사님께서 다정하게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물어봐주셔서 이런 스몰토크를 좋아하는 나는 병원 다녀오는 길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기사님께서


“아주 잘하고 있어요~ 아프면 빨리빨리 병원을

가는 게 맞아~ 참고 버티고 숨기고 그거 다 의미 없어요~ 아가씨 아주 현명해! “


라며 칭찬을 해주셨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긍정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솔직히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 매우 상투적이고 또 어른이 그런 말을 할 때 꼰대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타자마자 기사님께서 이미 긍정과 행복의 기운을 뿜뿜 해주셨기에 아주 와닿았다.


”파지티브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4-50대부터 티가 나요. 내가 젊은 사람들에게 이런 말해주는 게 1만큼 도움이 되더라도 그게 어디예요. “


사적인 내용을 곁들여 말씀해 주셔서 대화 내용은 생략했지만 딸 둘에 아들 하나를 가진 기사님이라 그러신 지 정말 젊은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내릴 때쯤 되어 마무리 말로 기사님께


”제가 오늘 운이 좋았네요~ 기사님 덕분에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아요! 기사님 꼭 행복하세요! “


라고 말씀드렸더니 기사님께서


”좋은 손님을 태운 제가 행운이죠~ 곧 다시 택시에서 만나면 더 얘기 많이 나눠요. 언젠가 꼭 다시 만날 겁니다. “


하며 유쾌하게 답해주셨다.


약 15분의 여정이었지만 택시 문을 닫는 순간 행복이 가득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사소하게 서로 행복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미래를 잘 그리지 않는 나조차도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해 주신 기사님께 감사를~


곧 다시 만나요 기사님!

주절주절

이전 05화 출근길, 전철에서의 단상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