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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항녀 May 30. 2024

경양식돈까스집에서의 추억여행, 나 말고

맛있당 냠냠

나는 어느 순간 경양식 돈까스를 일식 돈까스보다 좋아하게 되었다.


촉촉함보다 바삭함이 더 좋아진 걸까


아, 스프!!!


크림스프를 주는 게 좋다.


물론 돈까스에 곁들여져 있는 마카로니도 좋다.


사무실에서 이런 내 취향을 밝혔고, 선배님들도 그런 돈까스를 좋아하신다고 하시어


직장 근처 경양식 돈까스 집을 몇 군데 도장깨기를 하고 마지막 남은 한 군데를 오늘 깼다.


‘잉글랜드 돈까스’


이름도 매우 경양식스럽다.


오래도록 먹으러가자고 약속해 온 곳이었기에 기대 만땅이었고 점심시간까지 기다리는 것은 고통스러웠다.


웨이팅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우리 사무실 직원 중 한 분이 선발대로 가서 줄을 섰다.

(사실 아무 의미 없었다. 선발대로 가셨지만 웨이팅 표를 뽑지 않고 야외에 서계셔서 들어가서 모두가 기다렸다.)


그 정도로 사무실 동료들과 나는 그 경양식 돈까스를 먹는 것에 열정이 있었다.


우리 차례가 되어 입장을 했다.


고풍스럽다기보다.. 올드함에 가까운 인테리어.

(동의어라 하더라도 그 뉘앙스의 차이가 있으니.)

원조 돈까스를 인원수만큼 시켰다.


먹부심이 있는 나는 ‘타임어택 도전 대왕돈까스’이런게 있길 바라며 차장님께 여쭤봤지만 없으니 마음 접으라고 하셨다.


아무튼 경양식돈까스의 별미인 식전 스프는 셀프로 무한!!


이렇게 행복한 식당이 다 있나,


스프도 완두콩 크림스프였다.


초록색 콧물색, 맛은 크림스프 그자체.

(사람들이 많이 먹을까 봐 식욕억제를 위한 색일까)

나는 이 스프를 두 그릇을 가져다 먹었다.


그리고 시작된 추억여행.


삐삐, 시티폰, 그 시절 가수들..


어떤 시절 추억은 더 윗 세대 것이라며 부정도하고~


나는 평소 격의없이 지내온 선배들과 조금의 세대차이를 느끼며 푸하하 웃기도 했다.


그래도 내 세대도 만만찮게 경계에서 겪은 게 있어서 말을 덧붙일 수는 있었다.


경양식 돈까스 집을 가면 항상 추억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엄마, 아빠랑 가도 부모님의 데이트코스 장소였다던가 첫 돈까스를 먹었던 기억이라던가.


추억여행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음식이 아닐까  


반면, 1990년생들에게는 어떤 게 그런 마법음식이 될지 궁금하다.


유가네? 아웃닭?


우리 세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식당은 어디가 될까.


추억은 참 재밌는 것 같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와도 어떤 물건에, 음식에 이야기가 술술 나오니 말이다.


경양식 돈까스를 더 좋아하게 된 것도 어른들의 추억얘기가 재밌어서 그런 걸 지도!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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