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1가지

by 북싸커

'공감'

상담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공감은 정말 중요하다.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진짜 힘들었겠다.'라는 말 한마디만 해주면 친구는 힘을 얻게 되고 관계가 두터워진다. 상담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담자의 고민을 듣고 '그동안 고생 많으셨네요'라고 해주면 내담자와 라포 형성을 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라포 형성 없이 상담을 진행한다면 제대로 된 문제파악, 내담자의 성장은 되지 않을 것이다.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자신의 속 깊은 이야기를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최근 상담을 진행하며 공감보다 중요한 1가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난 주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무료 상담을 진행했다.

문장완성검사, HTP검사, 벡 우울 척도 검사 등 간단한 심리검사를 포함해 진행된 상담이었다.

아직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고 상담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전공서적과 참고서적을 찾아보며 상담을 준비했다.




많은 20대 청년들이 그렇듯 내담자의 고민은 취업 준비였다. 내담자가 실시한 심리검사들을 꼼꼼히 읽어보고 분석했고, 온라인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대학원의 고급심리검사 수업에서 진행한 상담에서 내담자가 매우 만족했기 때문에 이번 상담도 자신감이 있었다.




약 1시간 동안 문장완성검사를 기반으로 내담자와 대화를 나누었고, 가지고 있던 고민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도 해줄 수 있었다. 1회성 상담이었기에 상담보다는 코칭에 가까웠다. 내담자는 평소 불명확하게 생각했던 내용들을 상담을 통해 구체화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보람을 느낀 상담이었다.




내담자도 충분히 만족했다고 생각했기에 깊은 내면을 탐색할 수 있는 TCI, MMPI 검사를 추가로 이야기했지만 별다른 이야기없이 상담이 마무리됐다. 이때까진 내담자가 만족했고 아직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만 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직 대학원생이기에 실전 경험, 전문지식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사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책을 읽는 편이다. 허찬희 교수의 '아직도 정신과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라는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지난 상담이 나만 만족했던 상담이었다는 것이다.





정신분석이론에는 '전이'라는 개념이 있다. 상담을 받는 내담자가 상담자를 보며 과거에 자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타인을 떠올리는 것을 말한다. 만약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했던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그런 모습을 발견하며 전이 감정을 느낀다면 상담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기에 전이 감정 해결은 상담에서 매우 중요하다. 반면 역전이라는 개념도 있다. 전이와는 반대로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전이 감정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역전이가 발생하면 상담자는 내담자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되고 상담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전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상담자는 자신의 결핍, 불안을 직면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즉, 자신을 더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 부분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상담자가 자신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고 내담자 치료에만 집착한다면 상담은 제자리걸음이 될 것이다. 내담자를 상담하며 내가 겪었던 일이다. 물론 역전이, 전이 감정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듣고 해결하려고 하는 내 성향이 먼저 튀어나오게 되었다. 상담자인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상담을 진행하게 된 결과다.





공감보다 중요한 것은 상담자 본인을 확실히 이해하고 자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담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대학원에서 1년간 나를 돌아보고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음에도 상담에서 실수를 저지르게 되었다. 내 성향을 명확히 파악하고 상담에 들어갔다면 내담자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주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 경청을 통해 내담자의 감정을 먼저 돌아봐줄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경험을 통해 배우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상담은 한번의 잘못된 경험이 내담자에게 치명적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조심하고 나를 돌아보며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느낀 상담이었다.





내담자를 만나기 전 가장 필요한 1가지는 '나'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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