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사업적으로도 도시계획적으로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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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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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 사업적으로도 도시계획적으로도 대성공


사업부지 확보

바다를 매립해서 도시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이 국가발전전략 미래신도시의 면적은 무려 1500여 만평, 여의도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큰 땅을 육지에서 사서 개발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고 토지를 수용해야 하는데 돈도 없고 시간도 없었다.

아울러 박 국장에게는 “정보화신도시”라는 이 새로운 구상과 개념을 그려 넣고 만들어 갈 “백지”가 필요했다.


사업재원 확보

바다를 매립해서 도시를 만든 이유는 또 있다.

이 거대한 사업을 수행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한데 인천시 예산 형편으로는 100년이 걸려도 끝낼 수 없는 실정이었다.

결국 경영사업으로 직접 벌어서 충당하기로 결정했는데, 매립사업으로 만든 땅을 도시계획이라는 연금술로 가치를 극대화하여 팔아서 내 땅에 내 돈으로 최고의 환경을 구비한 최첨단의 정보화신도시라는 인프라를 갖춘, 미래도시 건설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고안하였던 것이다.


새로운 시도, 스토리텔링 도시계획 적용기반 확보

도시경영전략 측면에서도 매립을 통한 인천시 소유의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의미가 컸다.

우선 박 국장이 만들고자 하는 도시는 기존의 도시계획법이나 건축법 등의 일반적인 규제장치만으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컨셉트여서 관련법으로 컨트롤이 불가능한 부분, 즉 고층으로 올리는 대신 녹지를 많이 확보하게 한다든지 에너지 효율이 높고 환경관리를 자동화하는 수준 높은 빌딩을 의무화하는 등의 토지이용 방식과 질적 건축기준을 별도로 부과할 수 있는 토지주의 지위가 필요했는데, 이는 토지주로서 인천시가 토지를 분양하면서 시가 요구하는 특별한 토지이용 방식과 디자인 등을 수용하는 것을 분양조건으로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도시계획’이라는 초유의 특별한 도시계획 기법을 적용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안타깝게도 이 시도는 미국 기업 게일 사가 개발한 IBD(국제업무지구 167만 평) 지구에만 적용된 결과가 되었다.

환경도시다운 차별화된 도시경관의 확보

송도정보화신도시 건축의 기본전략은 건물의 초고층화를 통한 녹지, 즉 오픈 스페이스의 확보였다.

인구와 비즈니스 수용은 물론 일정 규모의 사업성도 확보하기 위하여 건물을 높여 짓는 대신 그에 해당하는 너른 녹지공간을 내놓게 하는 도시조성 전략이다. 도시의 초고층화는 도시 에너지 효율화, 보안관리, 환경관리 등에서도 큰 장점이 있다.

뛰어난 환경의 확보는 전략적 신도시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문제였고 이를 해결하는 절묘한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이는 또한 송도신도시가 비용을 들여 자체적으로 확보한 공원, 녹지 외에 별도의 비용부담 없이 차별화된 그린환경과 멋진 경관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국내외적으로 높게 평가를 받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의 명성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조성된, 센트럴파크가 자리한 국제업무지구(IBD, 167만 평)의 차별화된 개발방식의 결과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것은 아파트 위주의 우리나라 도시개발에서 공정성을 확보한 귀중한 사례로도 큰 가치가 있다.

지금까지 기존의 법 아래서는 아파트를 높이 올릴수록 분양 면적이 늘어 사업성이 좋아지지만 사업주에게 별도로 부담시키는 것은 없으니 초고층화를 통한 수익은 사업주가 독식하고 떠나면 시 정부와 주민이 고밀화에 따른 교통문제, 과밀문제 등을 떠맡게 될 수밖에 없는 불공정을 해결할 길이 없었는데 시 정부가 토지주가 됨으로써 법에서 강제하지 못한 것을 토지 분양조건으로 해결해 낸 기발한 한 수였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시도가 IBD(International Business District, 국제업무지구: GALE 사 개발, 167만 평) 구역의 개발까지로 끝나고 말았다는 점이다.

시장과 도시개발 책임자가 바뀌면서 국제업무지구 외의 다른 구역에서는 아예 시도조차 포기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더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개발방식이 있었는지 자체를 알고 싶어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상 그때부터 송도신도시 사업은 급격하게 부동산 사업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인천시는 부지만 분양하고 사업자는 건축허가를 받아 법이 정하는 최대한의 용적률로 아파트를 지어 최고의 가격으로 분양하는 기왕의 도시개발 사업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 결과는 게일 사가 조성한 국제업무지구와 부동산 사업으로 전락한 이후 개발된 여타 지역의 도시 모습에서 확연히 구별된다.

참으로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이다.


완벽한 치수, 일국 양제를 위한 경계, 환경도시를 위한 대형 수변녹지 확보

송도정보화신도시는 섬이다.

많은 비용을 무릅쓰고 섬으로 만든 도시경영전략상의 이유가 있다.

송도정보화신도시 도시경영전략의 다른 한 축은 국제비즈니스 HUB를 완성하기 위한 복안이었는데 송도정보화신도시를 국내와는 다른 제도를 적용하는 독립적인 국제도시 구역화시키는 전략이었다.

이는 국제기준에 맞는 경제활동과 기술개발 및 사업화의 규범과 자유가 보장되는 곳을 목표로 한다.

중국의 자유홍콩 시절이 비슷한 예이다.

이것을 위하여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제도적으로는 경제자유구역법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일국 양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이 제도와 함께 이 지역에 대한 물리적 경계가 필요했다.

섬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했던 이유다.

기왕의 섬인 국제공항이 있는 영종지역과 묶어 하나의 진정한 국제 수준의 경제자유가 보장되는 국제 경제자유구역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송도신도시도 섬으로 만드는 복안을 반영한 것이다.

지금 송도정보화신도시는 섬이다.

섬으로 만든 목적은 세 가지이다.

육지와 송도신도시를 분리하는 드넓은 바닷물 길은 공학적으로는 기존의 육지에서 내려오는 우수와 송도신도시에서 발생하는 우수의 완벽한 처리라는 ‘치수의 목적,

전략적으로는 일국 양제 도입 시 ’물리적 경계‘를 위한 섬(島)화,

그리고 도시계획적으로는 환경도시지향의 ’수변녹지‘ 확보,

이렇게 세 가지 목적을 위하여 많은 비용을 감수하고 육지와 띄어 놓은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매립해서 팔 수 있는 광대한 토지를 포기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연결 교량 건설비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경영사업 측면에서도 크게 성공한 사업

2001년 말, 미국 디벨로퍼인 게일 사 와 송도의 핵심지구인 국제업무지구(IBD 167만 평, 127억 불) 개발협약을 맺는 뉴욕에서의 조인식에는 진념 경제부총리가 참석하였다.

당시 IMF사태로 일컬어지는 대한민국의 경제위기는 혹독하였다.

특히 부동산 개발사업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인천시가 1차 매립사업(530여 만평)을 끝낸 무렵이었다. 매립해 놓은 땅이 팔릴 리가 없었다. 언론에서는 인천시 파산설이 돌았다.

박 국장은 해외투자 유치로 활로를 모색했다.

천신만고 끝에 게일사를 유치하고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을 기회를 극대화해야 했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얼음처럼 식어버린 국내가 아닌 세계경제의 핫 플레이스인 뉴욕에서 협약조인식을 성대하게 거행해서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그 훈풍과 여세를 한국시장으로 몰아간다는 마케팅전략을 세웠다.

그것이 일국의 경제부총리가 지방정부의 도시개발사업 협약식에 바쁜 일정을 조정하여 뉴욕에까지 참석하게 만든 명분이었다.

그 시도와 후속 활동은 완벽하게 성공해서 게일 사가 만든 송도신도시의 아파트는 100:1, 300:1 등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얼어붙었던 한국 부동산 시장에 열기를 불어넣었고 그때부터 시작된 송도불패의 신화는 부동산 경기에 관계없이 20여 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다.

이 외자유치와 마케팅의 성공에 힘입어 송도신도시는 송도국제도시로 자리매김했고 송도신도시 매립지는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상종가이다.


사업적으로도 대성공이다.

1989년 30억 원의 종잣돈(seed money)으로 시작한 송도신도시 사업은 이제 시가총액 300조가 넘는 가치를 지닌 거대한 도시개발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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