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쓴 시
산이라 해도
겨울 산 여름 산이 달라
삭풍에 울부짖는 밤이 지나면 어느 아침
온 산에 퍼져 나는 가려움증
겨울 산만이 양지를 알지
진달래꽃 무리 지어 핀 봄 산의 아련함
가슴에 퍼져 나는 이 뜻 모를 슬픔의 정체는 무엇일까
기억 저편에 떠오르는 어릴 적 초상
어머니
끝내 눈물이 된다
오월의 신록
유월의 녹음
가슴 두근거리는 젊음의 웅지여
대지를 디디고 우뚝 선 웅산의 의연함이여
산도 사람도 이 바탕으로 살아간다네
우리가 떠나 온 여행
어디서 시작하여 어디로 가는 것일까
봄 가고 여름 가고
가을 가고 겨울이 가면
세월은 끝이 날까
산이라 해도
가을 산 봄 산이 달라
만산홍엽 물결치면
우리의 여행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