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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 새로운 시작

by 다슬

어제 한나와 연지는 다행히 집으로 잘 들어와서 자고 있을지 알았지만, 평소처럼 씻고나서 영화를 보고있었다. 마치 내가 ‘퇴근하고 들어온 것’처럼 나를 반겼다. 나는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나와서 우리의 속옷과 잠옷은 1~2개씩은 있기에 연지는 옷을 가져다 주며 난 받아들고, 샤워를 하고 왔다.


샤워를 했으니 머리를 말리고선 뽀송뽀송한 상태로 스마트폰을 꺼내서 로건에게 연락을 하기로 약속했던 것을 기억하고, 연락을 하였다.

‘나 집에 왔어.’라고 톡을 보냈고, 로건은 안심이 된다는 듯이 ‘나도 집에 들어왔어.’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그 모습을 물끄럼이 보는 한나의 시선을 보게 되었다.


“풋풋하다 풋풋해”


“그런가? 모르겠네. 아직 어떤지 정확히 모르겠어서.”

“으이구! 왜 몰라. 나는 궁금한게 어떻게 로건이랑 너랑 만나게 됐는지가 궁금해”

내 옆에 앉아서 허리를 쿡쿡 찌르면서 ‘얼른 이야기해봐~’라는 눈빛과 제스처로 이야기를 했다.

“로건은 연지 요가수업에 로건 사촌누나가 다니는데 어쩌다보니 소개팅을 하게 됐는데 뭐.. 이렇게 됐지..아직 나도 로건이랑 연락하는 것도 실감이 안가기도 하고, 어떤 관계인지도 아직 모르겠어. 그냥 나에게는 유튜브에서 보던 피아니스트를 운 좋게 공연을 보게된 것인데, 그 사람이랑 연락이라 해야되나 사귄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그런상태야.”


내 표정은 매우 진지한 표정이기도 하고 나의 진심을 다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왜냐하면 ‘외국인’과 사귀는 과정은 매우 우리나라와 ‘다름’에서 나오는 그 느낌.


“운이 좋은거지. 그 나이에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쉬운건 아니니까 그래서 그 성공을 했는지 그 비밀이 궁금하기도 해.”


내가 아는 한나는 ‘명예’를 중요시하고, 야망이 있는 친구였다. 그리고 원래 ‘로건’의 팬이였기 때문에 한 번은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의 비밀이라.. 그건 나도 생각을 안해봤네.’

“나는 정말 빨리 실장이 되어서 내 이름으로 된 방을 얻고 싶어.”


“그게 네 기준에 성공이라면 좋은거지. 그래도 너는 남자친구가 같은 직종이라 부러워.”

내 말에 연지도 ‘그래그래 맞아!’라고 하며 맞장구를 쳤다.

“같은 직종이면 눈치가 보여”

한나는 이야기를 하며 손사래를 쳤다.

“야 그리고 너 정도면 성공한거지. 무슨 서아 남자친구를 부러워하냐?”

연지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런가?”


“우리나라 변호사 나이들이 거의 서른이야. 그래도 넌 28살에 돼서 2년차 사원인거고, 네 남자친구는 다행히 군대를 빨리 다녀와서 29살이잖아. 과거에 비해 변호사들 나이가 굉-장히 낮아진거고.”

나는 갸웃거리는 한나를 보며 이야기를 하였다. 사실 맞는 말이라 반박불가한 이야기들만 한 것이였다.

“나는 무슨 분야에 원탑이 되고싶은거지.”


“너의 야망은 존중하지만, 잘 하고 있는데 왜 그러는거야?”


“서른이라 그래 서른이라… 아홉수가 지났는데도 불안하단 말이지.”

“인생은 서른부터 시작이라더라. 20대는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부딪히고, 30대부터는 시작이고, 40대는 불혹이라고 하잖아.”

나는 한나의 손을 잡으며 조용하게 말했다.

“서른의 무게..좀 무겁긴 하지”

연지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이야기했다.


“일단 로건은 부러워할게 없는게 외국인이라서 군대를 안가도 되잖아. 국방에 의무가 없는 사람이라고!”

나는 한나의 불안을 덜어주고 싶었다.

“그냥 강한나씨는 피아니스트 ‘로건’에 팬인겁니다.”

연지는 단호하게 이야기를 딱! 확언을 하였다.

“그건 맞지!”

한나는 연지와 나의 말에 동의를 하였다. 하지만 요즈음 생각이 많아보이긴 하였다. 그러나 나도 어떠한 조언을 해줄 수 없었다.


'나도 서른은 처음이라…'

“30대가 새로운 시작이니까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우리 셋이 같이 있을건데 뭐가 그렇게 무섭겠어? 시작했을 때 상처도 받고, 상사에게도 여전히 깨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또 배우는 것이겠지.”

나는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한나랑 나만 연애중이라서 소개팅 시켜줬는데 잘 돼서 다행이다.”

연지는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아주 달달해. 보기좋아.”

약간은 능글맞게 한나는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피아노이야기를 다시 내게 물어보면서 소녀같이 조잘조잘 이야기를 한다. 별것 아닌 것에 웃는 우리는 마음만큼은 소녀이다.


그렇게 꺄르르 거리는 밤은 지나간다.

서른,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다라고 ‘서른’을 정의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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