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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 첫인사의 강렬함.

by 다슬

한나와 연지는 둘 다 주말이지만 출근을 한 아이들이라서 굉장히 큰 힐링이 필요했는데 내가 빠져있으니 데이트 중이라는 것이 궁금했던 것 같다. 물론, 로건이 궁금했던 것이 아닐까.

내가 데이트를 한다고 이야기도 안 했는데 나만큼 외적으로 흔히 말해 ‘힘을 줬다’라고 표현을 할 수 있다. 한나는 보통 정장을 입어서 딱딱한 느낌이 강했는데 오늘은 ‘크림색 세미정장’을 입어서 굉장히 평범해 보이기도 했다. 연지는 출근할 때는 원피스를 입어도 수업을 하기 전에 옷을 레깅스로 수업할 때 입는 옷을 입기 때문에 출근할 때 아이보리색 슬리브 원피스 조금 기장이 롱 원피스가 아닌 H라인이 살짝 보이는 옷을 입고 우리를 보며 손을 흔들며 반가워했다.


“안녕하세요.”

그녀들은 그에게 영어로 이야기를 하였다. 연지는 로건에게 인사와 함께 사촌누나의 대한 이야기를 했다.


“오! 그랬군요. 그 요가선생님이셨군요.”

반가워하는 말투와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였다.


“여기는 한나이고, 이 요가선생님은 연지예요! 내 친구들.”

그는 내 친구들의 반갑다고 하면서 이름을 말을 하려고 하였으나, 그에게는 발음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아이들은 한나는 ‘엘리샤’라고 영어이름으로 한나는 본인소개를 하였고, 연지는 ‘스텔라‘라고 본인은 소개했다.


‘대학교 재학시절에 지은 영어이름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이야’

연지는 원래 발레리나였었다. 지금은 부상으로 인해서 발레대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요가강사를 하는 거였지만, 이곳저곳 다니면서 극단생활을 하다 보니 외국인들과 생활하다 보니 ‘스텔라’라는 이름을 훨씬 더 많이 썼기에 오글거리진 않았다.


치킨가게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선, 메뉴를 보면서 나는 치킨에 대한 맛을 설명해주고 있는데 시선이 느껴져서 힐끗하고 보니, 엄마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들이 살짝은 불편했다.


‘아.. 설명은 해야겠고, 내 친구들이지만, 킹 받네’라고 생각을 하면서 메뉴는 치즈가루가 잔뜩 뿌려진 치킨과 양념치킨과 맥주를 시켰다.


“우리는 이게 저녁인데, 저녁 먹었어요?”

연지는 로건을 보면서 물었다.


“네, 먹고 드라이브하다가 서아가 친구들이랑 같이 보는 건 어떠냐고 해서 왔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했다.


치킨을 시킨 것들이 나오고, 맥주가 나왔다. 그리고선 로건이 먼저 사진을 찍기 시작을 하자 아이들도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나는 그의 매너가 있으면서도 귀여워서 웃었다.


“치킨을 찍는 이유가 뭐야?”

큭큭거리면서 그에게 물었다.


“아.. 음.. 그냥”

그는 머쓱하게 나를 슥-하고 쳐다보며 작게 웃을 뿐이었다. 그의 사소한 배려.


“로건, 소개팅해서 이렇게 잘 돼서 다행이에요.”

소개팅 주선자같이 됐었던 연지는 뿌듯해하면서 로건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여전히 작약처럼 있었다.


“스텔라와 사촌누나에게도 고맙죠.. 하하”

웃으면서 목이 타는지 맥주를 물 마시듯이 마셨다. 그래도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보며 연지는 굉장히 뿌듯하게 웃는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며 ‘굉장히 좋아 보이는군.’이라고 말을 하고 있지 않지만, 그러한 표정.


“솔직하게 서아가 외국인을 만날 줄 몰랐어요. 그것도 ‘로건’이라니.”

한나는 그의 파란 눈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야기하였다.


“왜요?”

그는 한나를 보며 갸우뚱하였다.


“서아랑 저랑 로건 공연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다음 날 소개팅을 해서 커플이 되다니 그냥 외국인이면 그런가 보다 하겠지만, ‘로건’ 일 줄이야.”


“아! 처음 봤을 때 이야기 들었어요. 제 공연을 와서 봐주시다니 감사합니다.”

그는 ‘감사합니다.’만큼은 한국어로 하였다. 딱 한국어 수업에서 배운 티가 팍팍 났다. 그래서 이야기가 귀여워 보였다.


“서아야 둘이 너무 잘 어울린다.”

한나와 연지는 그렇게 말하면서 웃으며 이야기를 하였다.


“그런가요?”

로건은 처음으로 능글맞게 이야기를 하면서, 대답을 하고서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는 약간은 당황하면서 그를 보았다.


하하 호호하면서 즐거운 자리를 보내면서도 아이들이 점점 취해가는 모습이 내 눈에는 보이기 때문에 슬슬 마무리를 지었고, 택시를 태워서 일단 가까운 연지네 집으로 아이들을 보냈다.


아이들의 ‘왜 우리 안 취했어!’라는 말은 무시한 채.


로건도 나도 조금은 긴장을 한 채로 내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라 그렇게 ‘원샷’을 했는데도 정신이 멀쩡했다.


‘어린 나이에 얻은 성공한 사람.’에 대해 동경이 있던 한나는 <인간> 로건에 대해서 많이 궁금할 것 같긴 하지만, 첫 소개에 그런 무거운 주제는 아니었기에.


그와 취기를 털어버리기 위하여 가볍게 산책을 하였다.


그렇게 산책을 하고선, 로건은 내가 연지네 집으로 가겠다고 하자 일단 택시를 잡아주고선, ‘집에 가서 연락 주세요.’라고 하며 손인사를 내가 안 보일 때까지 하고선, 한 3~4분 뒤 본인도 택시를 탔다고 내게 연락이 왔고, 연락을 하면서 ‘연지네 집’으로 가는 동안 톡을 하였다.


파란 눈, 하얀 피부, 한국어 못하는 외국사람.


내 인생에 이런 남자는 처음이지만, 내 친구들이 집에 가는 것이 아쉽다고 할 정도일지는 나도 약간은 놀라웠다.


첫 소개는 이번 여름처럼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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