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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슬 Jul 02. 2024

작가의 미련.(下)

'미련'이 나의 등을 쓰다듬자 따듯하면서도 형용할 수 없는 울컥한 감정이 들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길래 내 자아와 앉아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하다가 뭐지 이 무심한 따듯함은 과연 뭘까?


'하긴, 너도 내 감정 중 하나니까 근데 이 뜸 들이는 행동과 무심한 따듯함은 뭐지? 처음으로 따뜻한 액션까지 조금 불안한걸?'이라고 생각을 하며 나는 소심하게 '미련'을 힐끔 보았다.


"뭔데 그래? 뭐가 궁금한데 만약 내가 이야기를 하기 싫은 질문이면 대답을 안 할 거야"

라고 불안한 마음에 거부의사를 미리 밝히기도 하였다. 두려운 마음에.


" 다슬아 너 '앉아서 하는 직업'이라는 말 싫어하지 않았어?"

라고 조심스럽게 나를 보며 이야기를 하였다.     

'앉아서 하는 직업'

나는 '미련'이 하는 말에 뜨-끔하며 작아지는 느낌을 들어서 안 그래도 작은 목소리가 더 기어들어갔다.


"맞아."

라는 단답형 말을 하자 '미련'이라는 아이는 어쨌거나 내 마음속에 있는 아이이기에 내가 왜 단답형이지 아는듯한 눈빛으로 그저 내가 편하게 이야기를 할 때까지 기다리는 듯한 눈치로 나를 보았지만, 오늘 날씨는 눈치도 없게 하늘은 내가 좋아하는 파란 하늘과 구름 한 개도 없는 날씨였다. 이러한 딴짓을 하면서도 멍하니 '생각을 정리하여 이야기를 해야겠다'라고 다짐하였다.


"오늘 네가 좋아하는 날씨네 하늘은 그림처럼 파랗고, 적당히 선선한 날씨 딱 날씨 좋네"

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기다리는 것 같지만, 내 긴장감을 풀어주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래, 내가 많이 싫어했지. '앉아서 하는 직업'이라는 표현을 싫어하지 하지만 현실은 다르더라. 그래도 다행이지만, 내가 움직이는 직업도 좋아하지만 앉아서 하는 직업도 좋아하는 것 같아. 앉아서 모니터만 보는 행정직업이든 상담을 하는 직업이든 내 지금인 직업인 '작가'이든 잘 맞더라. 엉덩이만 의자에 붙어있지. 머리랑 손가락은 미친 듯이 움직이잖아."


"다행이네. 그래도 네가 만족한다면 정말 다행인 일이야!"


"어렸을 때는 장애인의 법칙처럼 듣던 이야기였는데 아닌 것 같아. 현실도 그렇기도 하고 지금 내 몸 상태도 앉아서 머리 쓰는 일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내 생각도 그래. 장애인이라서가 아니라, 다슬이라는 나는 머리를 쓰는 직업이 너무 잘 맞고, 어울려"


"그렇다면 다행이야"


"그냥 '앉아서 하는 직업'이라는 단어가 싫었던 것 같아."


"그래서 자꾸 사례관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을 더 깊이 있게 하였구나. 넌 참 그래도 좋은 아이인 것 같아서 다행이야"


라는 말에 일정 부분 나는 끄덕거렸고, '좋은 아이'라는 말에 갸우뚱 하며'미련'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내가 좋은 아이라고?"


내심 기분은 좋지만, 갸우뚱하며 그녀를 보았다.


"좋은 아이지. 왜냐하면 내 방을 빼진 않잖아."'

"풉.."

하며 웃자 진지한 그녀의 표정을 보자 '뭐 어쩌라고'라는 표정으로 쓱 표정으로 보았다.


"뭐-? 그럴 거면 방을 월세를 내시던가~?"


"그렇게 치사하게 할 거냐?"


나는 피식피식 웃자 미련도 웃음이 확-터지더니 미련과 나는 중학생, 고등학생처럼 파릇파릇한 여고생처럼 까르르 웃었다.


나는 '미련의 방'을 못 없앨 것 같다. 짙은 '미련'이기에 가끔 방청소도 하면서 가끔씩 이야기를 해야겠다.


"내가 비록 글을 쓰는 전공을 하진 않았지만, 나 문과 출신이야"


"그래그래 알았다. 네가 나를 잊지 않는다는 것을 알겠고, 오늘 내 방 청소해 줘서 고마워"


"사회복지를 사랑하는 사람은 난 맞는 것 같다. 그런데 한 번씩 내 머릿속에 들어와 내 마음을 어질러 피우지는 말아라. 나 힘들다."


"가끔 내가 너에게 나올 것 같긴 하지만, 너도 알듯이 너에게 사회복지는 너에게 짙은 능력이니까."

"그래, 다음에 보자."

'미련'과 나는 악수를 하며, 눈을 한 번 마주치자 '미련'은 홀연히 걸어가더니 연기처럼 사라졌다. 언제가 만남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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