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이 고백으로 마침표를 찍게 된 내 소개팅은 집에서 와서 씻고 누워서 텔레비전으로 OTT서비스를 봤던 외국드라마들 내역을 보다가 머릿속에 전구가 반짝하고 켜진 듯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썸에서 사귀게 된 것이었던가?’ 하면서 다시 드라마를 틀어 1화 오프닝이 거창하게 돌아가고 있는 동안 포털사이트에 <외국인과 연애>라는 다소 유치하지만, 내게는 진지한 키워드를 넣어서 검색을 했다. 대부분 ‘사귈래?’라는 말을 안 했다는 사례가 많았으나, ‘누구에게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 드라마라도 보면서 공부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하였다.
다시 스마트폰에서 텔레비전으로 시선을 향하여 드라마를 다시 몰아보기를 하게 되었다.
드라마를 아무 생각 없이 볼 때는 그저 재미가 있었지만, 신비로운 문화라고 표현을 해야 될까?
외국에는..
‘서로 알아가는 단계’
‘썸 타는 단계’
‘데이트하는 단계’
‘진지한 남자친구ㆍ여자친구가 되는 단계’
'그래서 나는 어느 단계인데?'라고 생각하며 로건에게 물어보는 것도 참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단계가 되게 많아 머리가 아파서 궁금해하는 2명에 여자들이 있기에 보이스톡을 걸었는데 신호음이 3초도 안돼서 받았다.
“어떻게 됐어? 지금 들어온 거야?”
잔-뜩 신난 말투로 들떠서 ‘연지’가 마치 연애프로그램 MC처럼 물어보았다
.
“응 들어온 지 얼마 안 됐고, 재미있게 놀다가 왔어”
“뭐야.. 외국인 남사친 만들고 온 거야?”
“그런가?”
약간 장난을 치면서 뜸을 들이고 있었다.
“뭐야! 너 로건이랑 소개팅했다며.. 어땠어?”
한나목소리에는 굉장한 호기심이 묻어져 나오는 목소리였다.
“고백.. 받았어..”
정적이 아주 고요하게 흘렀다.
“뭘 받았다고?”
둘 다 얼떨떨해서 내게 다시 물어보았다.
“고백!”
나는 냅다 ‘고백’이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면 둘이 사귀는 거야?”
연지는 연애의 여부를 묻는 것 같았다.
“고백이니까.. 사귀는 거 아냐?”
한나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마냥 좋아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서른이기에 20대의 불장난 같은 연애를 하기에는 겁이 많아진 건지 신중해진 건지 우리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성숙해졌기에 다름은 있는 것 같다.
“몰라”
“네가 모르면 누가 알아?!”
둘 다 소리를 꽥-하고 질렀다.
“미국드라마만 봐도 고백은 해도 오늘부터 우리는 사귀는 거야라고 안 하잖아”
“그건 그러네..??”
연지는 멍한 말투로 이야기를 했다.
“그냥 알아가는 단계로 할래.. 난 로건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그래그래 오래 봐서 나쁠 것 없지.”
“너무 가볍지 않지만, 너무 무겁지도 않게 그런사이 할래”
난 이 설렘을 즐기며 나를 외국 로맨스 드라마 속에 들어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