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21 ~ July 2023
미국에서 살던 이야기를 쓰는 중에 생각나는 작은 생활 팁들을 메모합니다. 틈틈이 작성하고 몇 개씩 묶어서 공유하려 합니다. 생각나는 대로 적는 것이라 순서나 흐름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양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주로 뉴욕주 알바니(Albany) 인근에서 겪었던 일들입니다. 구체적인 정보는 본인의 지역에 맞게 다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필요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운전 정보에 대해 : 미국에서 운전할 때 알아야 할 것들, 운전면허 취득기
뉴스 및 정보 습득 관련해서는 : 미국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경로
미국 문화에서 생소한 것 중 하나가 식당의 서버(Server)와 팁 문화다. 서버가 있는 식당인 Diner나 Bistro 같은 곳에 갔을 때 일반적으로 벌어질 일은 다음과 같다.
1. 식당에 들어가면 서버로부터 안내를 받고 자리에 앉게 된다. 잠시 기다리면 서버가 메뉴를 가져옴과 동시에 음료를 뭘로 할 건지 묻는다. 식전 음료 주문을 하고 나면 서버는 잠시 자리를 비우고 손님은 그 사이 메뉴를 보면서 식사를 정하면 된다. (참고로 무료로 주는 물은 'Tap Water(수돗물)'로 주문해야 확실하다. )
2. 서버가 음료를 가져오면서 식사 주문을 하겠느냐고 묻는다. 뭘 주문해야 할지 모르면 서버에게 추천해 달라고 해도 된다. 서버는 Small Talk을 하기에 좋은 상대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야만 하는 사람이니까.
주문을 하기 위해 멀리 있는 서버에게 손을 크게 흔들거나 큰 소리로 부르면 안 된다. 왜냐하면 다른 직원들에게 내 담당 서버가 자기 일을 잘 처리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서버들은 식당 직원이라기보다는 개인 사업자 같은 위치라서 이런 평판에 민감하니까 정말 큰 불만이 있는 게 아니라면 되도록 자제하자.
3. 음식이 나오고 식사를 하는 중에 최소 한번 이상 서버가 찾아와서 음식이 괜찮은지 묻는다. 간단히 Good이라고 하면 그냥 가던 길 간다. 만약 음식에 불만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 서버는 음식을 만든 사람이 아니고 주방과 손님을 이어주는 사람이니까 괜찮다. 상황에 따라 음식을 바꿔 주거나 요금을 안 받기도 한다.
4. 식사를 마치면 서버와 눈빛 교환을 잘해서 "Check out, please"라고 하거나 혹은 손으로 네모를 그리면 계산서(영수증이 아님)를 가져다준다. 여러 명이 식사한 뒤 각자 먹은 것을 낼 때는"Separate bill please"라고 하고 전체 금액을 사람 수로 나누어 낼 땐 "Split bill equally, please"라고 하면 된다. 손님들이 각자 나눠서 내는 것은 흔한 일이고 이런 계산 처리는 서버가 당연히 하는 일이다.
5. 서버가 가져온 계산서를 확인하고 신용카드와 함께 계산서를 다시 서버에게 돌려주면 진짜 계산이 진행된다. 서버는 계산대에서 가결제를 한 뒤 카드 영수증 2장을 가져오는데 하나는 고객보관용, 또 하나는 식당용이다. 팁은 '식당용' 영수증에 적는다. (Split 또는 Separate 결제한 경우엔 모든 사람이 각자 개별적으로 팁을 작성한다.) 팁이 적힌 식당용 영수증을 자리에 그대로 두고 나오면 결제 완료다. 손님이 떠난 뒤 서버가 와서 영수증을 수거하고, 적어 놓은 팁의 액수만큼 카드 결제가 수정된다. 서버는 손님이 떠난 뒤에야 자신이 팁을 얼마 받았는지 알게 되니 사실상 팁을 주는 데 있어서 손님이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 자체가 없다.
6. 결제 과정 중에 서버가 여러 번 왔다 갔다 해야 해서 Check out을 부탁하고 결제가 끝나기까지 10분도 넘는 경우도 흔하다. 인기 식당일수록 서버가 바쁘고 한번 자리를 떠나면 눈 마주치기 어려우니 계산은 더 오래 걸린다. 이럴 땐 계산서를 가져왔을 때 굳이 내용을 보려 하지 말고 서버가 자리를 뜨기 전에 곧바로 카드를 줘버리자. 그러면 서버가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한차례 줄어들기 때문에 몇 분 정도 아낄 수 있다.(이러면 서버도 좋아한다.) 식사 내역 확인이나 Claim은 서버가 다시 가져오는 신용카드 가결제 영수증을 보고 하면 된다.
서버들이 굳이 이렇게, 계산서를 가져왔다가 다시 와서 카드를 받고 그걸 다시 영수증으로 만들어오는 번거로운 과정으로 일을 하는 것은 현금/카드 및 Split/Separate 등 손님이 결제 방식을 결정할 수 있게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어떻게 결제할지 이미 정했다면 굳이 기다릴 필요가 없다.
뉴욕에서 식당 팁은 '세금을 뺀' 음식 총액의 20%가 보통이다. 물가가 비싼 뉴욕시티 같은 곳은 팁의 기준이 높고 시골마을로 가면 좀 낮다. (영수증에 권장 팁 액수를 적어 놓은 곳이 많아서 지역의 팁 수준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팁의 수준은 대략 정해져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팁은 고객이 직접 지불하는 서버의 노동비이기 때문에 내가 받은 서비스에 따라 소신껏 주면 된다. 주문을 제대로 접수했는지, 음식에 실수가 없었는지, 오래 기다려야 했는지 등등을 감안하여 잘못이 있다면 팁을 적게 줄 수도 있고, 너무 형편없는 경우엔 안 줘도 된다. 물론 더 줄 수도 있다.
나는 상황에 따라 30%를 준 적도 있고 5%를 준 적도 있다. 내가 5%를 줬던 경우는 총체적 문제가 있었는데, 서버가 주문을 받아 적지 않아서 주문 후에 두 번이나 찾아와 메뉴를 다시 물어봤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20분이나 기다렸고, 음식이 괜찮은지 중간에 묻지도 않고, 애피타이저가 메인 디쉬 뒤에 나왔던 경우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영수증에 5% 팁과 서버에게 간단한 충고를 남기고 식당을 떠났던 기억이 있다.
나는 이런 최악의 경우 외에는 항상 20%를 팁으로 주었는데 그건 이유가 있다. 미국에서 서버들은 일반 근로자가 아닌 Tipped Workers로 분류되어 마치 개인 사업자와 같은 신분이다. 주 혹은 연방 차원의 최저 시급 보호에서 제외된 직종이기 때문에 시간당 $2를 받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그래서 식당에서 받는 돈으로는 교통비도 안되고 오로지 손님의 팁으로 먹고 산다고 보면 된다. (손님이 준 팁을 오롯이 서버가 가지는 것도 아니다. 식당별로 주방, 서빙, 카운터 등에 팁을 분배하는 규칙이 있기도 해서 다 제각각이다.)
한국에서는 줄 필요 없는 돈을 추가로 내는 거라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서버들의 사정을 알고 나니 나 역시 남의 돈 받아서 먹고사는 월급쟁이로써 그들의 처지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팁이 아까우면 팁 주는 식당을 가지 않되, 일단 팁 주는 식당에 갔다면 군말 없이 충분히 주는 쪽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팁 없는 식당만을 골라 갈 수가 없기 때문에 팁에 대해서 항상 심리적/금전적 여유가 있어야 했다. 팁은 마땅히 지불하는 비용이다. 아마 이게 보통의 미국 사람들 생각이지 않을까?
코비드는 팁 문화 관련해서도 미국 사회를 바꿔놓고 있었다. 사람들의 방문이 뜸해진 식당들은 여러 꼼수를 써서 어떻게든 팁을 더 받으려고 하고 있다. 영수증에 권장 팁을 적으면서 음식값에 세금까지 포함된 금액으로 계산하거나 주문할 때 팁을 선결제하도록 하는 일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팁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인데, 도서관 선생님들은 팁이라는 것은 손님을 위해 일한 서버의 노동비이기 때문에 팁에 세금을 포함시키거나 선결제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외국인인 우리에게는 자신만의 팁 내는 기준을 가지라고 했다.
내가 매장 자리에 앉아서 먹는가? \\ 포장해서 가는가?
점원이 음식과 계산서를 내 자리로 가져오는가? \\ 내가 음식을 가져오는가? 카운터까지 가서 계산하는가?
음식이 손님 입에 맞는지 확인하는가? \\ 아무 관심이 없는가?
몇몇 할머니 선생님들은, 코비드 이전엔 포장 주문에 팁을 내는 건 상상도 못 했다며 키오스크에서 포장 주문할 때 'No Tip' 버튼을 누르는 게 번거로워도 전혀 눈치 볼 필요 없다고 알려주었다.
서버들의 각박한 삶에는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많은 액수를 내야 하는 상황이나 아직 받지도 않은 서비스에 팁 먼저 내는 것에는 반발심이 크다.
뉴스의 설문조사를 보면, 그렇다고 해서 팁 자체를 없애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왜냐하면 팁이 식당 서비스를 평가하는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래서 Tip의 선결제는 논리에 맞지 않는다.) 팁이 없어지면 서버들이 손님에게 친절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식당 입장에서도 서버의 팁이 없어지게 되면 고용주가 그만큼의 급여 보상을 해야 하니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아마 미국에서 팁 문화는 쉽게 없어지지 못할 것이다.
미국에서 보는 TV 뉴스에서는 팁 비용에 대한 가계부담이 늘어나서 사람들이 점점 매장에서 식사를 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포장해서 먹거나, 마트에서 사 먹거나, 집에서 먹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손님들은 팁은 달라하면 줄 수는 있지만 팁 받아가는 기회 자체를 주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그에 반해 식당에선 사람들이 오지 않으니 수입을 보장받기 위해 팁 액수를 점점 올리고 온갖 꼼수를 동원한다.
이 싸움이 어느 선에서 균형을 찾게 될지 사뭇 궁금하다.
- 미국에서 햄버거라고 하면 소고기로 만든 패티가 들어가야 한다. 다시 말해 소고기가 아닌 것은 버거가 아니다. 그래서 치킨 버거라는 말이 없고 치킨 샌드위치라고 불러야한다.
- In and Out, Hardee's는 서부, Five Guys, Shake Shack은 동부, Zaxby's, Church's Chicken, Waffle House는 남부를 대표하는 패스트푸드점이다. 미국 내 매장이 가장 많은 것은 Subway이다.
- KFC나 Popeyes 같은 치킨 전문점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점원이 Black meat으로 할 것인지 White meat으로 할 것인지 물어볼 때가 있다. Black meat은 다리살이고 White meat은 가슴살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다리살이 가슴살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위라는 인식이 있다. (마트 닭고기도 가슴살이 조금 더 비싸다.)
- 음료는 'Fountain'이나 'Soda'라는 표현으로 주문한다. '1 Regular Fountain, Please'. Coke나 Sprite 같은 실제 음료 이름으로 주문하지 않는 이유는, 음료를 주문하면 빈 컵을 주는데 손님이 직접 디스펜서 또는 리필 스테이션에서 원하는 음료를 받아 마시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뉴욕시티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매장에서 리필은 무료, 무제한이다.
- 패스트푸드점의 Regular/Medium 크기의 컵은 20oz(~600ml)이다. 이미 한국 Regular의 거의 두 배니 굳이 Large(30oz~1L)를 주문하는 욕심은 내지 않아도 되었다. 무제한 무료 리필이라서 음료 컵 사이즈가 달라도 같은 가격으로 파는 곳이 많다.
- 패스트푸드점은 '내가 직접' 카운터 직원이나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고, '내가 직접' 음식을 직접 받아와서 먹는 식당이다. 그래서 내 기준으로는 팁을 주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하지만 요새는 주문할 때 즉, 음식을 아직 받지도 않은 시점에서 팁을 주겠느냐고 물어보는 어처구니없는 패스트푸드점이 많다. 나는 계산대에서는 절대로 팁을 주지 않았다. 키오스크가 아무리 복잡해도 어떻게든 'No Tip'을 찾아서 눌렀다. 만약 식사를 하다가 친절한 직원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식당을 떠나기 전에 직접 현금 몇 달러 정도의 Tip을 쥐어주면 된다. "I appreciate your help. Thanks."
- 미국 우체국에서는 매일매일 어떤 우편이 우리 집에 오는지 미리 알려주는 "무료" 서비스(Informed Delivery by USPS)가 있다. https://www.usps.com/manage/informed-delivery.htm에서 신청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가입하고 주소 인증을 받으면 신청이 완료된다. 당일 배송되는 우편물의 스캔 이미지와 택배의 운송장 번호가 매일 아침 이메일로 오게 된다.
- 일반 우편은 우편함에, 택배는 집 문 앞에 두고 간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이나 여행으로 집을 오래 비울 때 택배가 오면 미리미리 신경 써야 한다. 도난의 위험이 있으니 여행 중엔 택배가 오지 않도록 하자.
- 쓰레기 수거 서비스에 가입하면 수거용 쓰레기통을 집 앞으로 배달해 준다. 3가지 용량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제일 작은 걸 선택한다고 해도 비용상 별 차이가 없어서 중간 크기를 많이 신청하곤 한다. 평상시 쓰레기통은 차고(Garage) 안에 둔다. 집 밖에 두면 동물이 뒤지거나 외부인이 쓰레기를 버리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 뉴욕에서는 매립용(검은색)과 재활용(노란색) 두 가지로 구분하여 수거한다. 재활용 쓰레기에 해당하는 목록은 수거업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매주 한번 수거차가 오는데 시간에 맞춰 집 앞에 내놓아야 한다. 대체로 학교 다니는 아이들의 심부름거리가 된다. 수거차에는 커다란 기계 팔이 달려 있어서 쓰레기 통을 한 번에 들어서 털어 넣는다. 매립용 쓰레기 수거차.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가 따로 있는데 청소부가 쓰레기통 내용물까지 확인하지는 않아서 재활용 통에 매립쓰레기를 넣는다 해도 구분하지 못할 것 같다.
- 마을 모든 집에서 정해진 요일에 다 같이 쓰레기통을 내놓기 때문에 쓰레기통 상황만 봐도 집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 수거일이 아닌데도 쓰레기통이 나와 있으면 집이 비었다는 뜻이다. 도둑들의 타깃이 될 수도 있으니 집을 오래 비울 때는 쓰레기통을 내놓지 않거나 이웃에게 보관해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 음식물 쓰레기는 부엌 싱크대에 설치된 분쇄기에 갈아서 바로 하수도로 버린다. 버린다는 의식도 없다. 그냥 빨려 들어가 버린다. 분쇄기로 안 되는 것들은 매립용 쓰레기통에 넣는다. 미국은 큰 나라니까 한국처럼 쓰레기 처리를 하면 아마 비용 감당이 안 될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 미국 내 10개 주에서는 한국과 비슷한 공병 환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주에서는 마트에서 특정 플라스틱 또는 유리병, 캔 음료를 구입했을 때 영수증에 'Deposit'이라는 항목으로 추가 요금을 받는데, 보증금을 낸 병/캔에 한해서만 환불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보증금을 내지 않는 병/캔은 재활용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각 주 별로 환불 금액도 다르고 환불받는 방법도 다르다.
- 뉴욕에서는 병/캔의 바코드를 기계로 인식해서 환불하는 방식이다. Walmart 같은 Grocery Mart에 가면 입구 바깥에 재활용품 수거 기계가 있다. 바코드가 잘 읽히도록 '하나씩 차례로' 집어넣고 보증금 공병인 것이 확인되면 현금으로 쓸 수 있는 영수증을 받는다. (뉴욕은 공병 하나에 5센트, 60원) 마트에서 물건 살 때 이 영수증을 내면 그만큼 할인된다.
- 바코드를 읽어야 하니 빈 병/캔을 구기면 안 되기 때문에 부피가 크고 다른 재활용품과 구분해서 따로 모아야 한다. 여름엔 병/캔 내부에서 냄새도 나고 벌레도 꼬여서 꾸준히 모으기에 어려움이 있다.
- 공병을 기계에 한 개씩 넣어야 해서 1주일치 환불받으려면 몇 분씩 걸린다. 바코드 인식이 안되면 기계가 뱉기 때문에 다시 집어넣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 5센트짜리 병 하나로 두세 번 씨름하다 보면 짜증도 많이 나고 뒤에 줄까지 서있으면 더욱 난감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1주일치 모아서 애써 가져깄는데 수거함이 가득 차 있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집에 도로 가져와서 환불을 포기하고 재활용 쓰레기로 버리기도 했다. 미국에서 공병 환불은 생각보다 끈기와 의지가 상당히 필요한 일이다.
- 봄이 되면 마당에 물을 주기 시작해야 한다. 우리 집 차고에는 마당에 매립된 스프링클러를 자동으로 동작시키는 컨트롤러가 있어서 정해진 요일, 시간에 물을 주게 할 수 있다. 물을 다 주려면 1시간 정도 걸린다.
- 잔디에 물 주는 시간은 아침이나 저녁이어야 한다. 낮에 물을 주면 강한 햇빛이 물방울에 굴절되어 잔디의 잎을 타게 하기 때문이다.
- 잔디를 포함하여 집의 외관 관리를 잘하지 않으면 동네 차원(HOA, Home Owner Association)의 경고를 받을 수도 있다. 마당에서 빨래를 말리는 것도 보통은 금지된다. 그래서 모든 집에는 건조기가 있다.
- 가을이 오면 마당에 쌓인 낙엽을 꼭 치워야 한다. 내 집의 낙엽을 치우지 않으면 바람이 불어 옆집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 마당 있는 집에 사는 사람들은 바람을 불어서 낙엽을 쓸어내는 Blower가 다 하나씩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10짜리 낙엽 갈고리(Leaf Rake)를 사서 2주에 한 번씩 직접 손으로 쓸었다.
- 낙엽을 비롯한 Yard Waste는 매립 쓰레기로 버리면 안 되고 마트에서 Paper Leaf Bag를 사서 버린다. 매년 Yard Waste 수거 기간이 정해져 있고 쓰레기 버리는 날에 Leaf Bag을 따로 내놓으면 수거차가 가져간다. 사람이 손으로 집어서 수거함에 실어야 하니 너무 무겁게 담으면 안 된다.
- 가을이 끝나갈 쯤엔 마당에 매립된 스프링클러 배관의 물을 에어 펌프로 강제로 빼야 한다. 관련 업체를 불러서 Blow out을 하지 않으면 배관 동파가 될 수 있다. 다시 봄이 되면 그냥 틀어주기만 하면 된다.
'Twenty Four Seven'이라는 말은 24 hours and 7 days, 즉 연중무휴 24시간 서비스를 의미한다. 카드사나 보험사 같은 대형 기업들의 상담원이 24/7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미국 내에서 시차가 최대 5시간까지 나기 때문에 전국을 커버하는 서비스를 하는 기업은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
- 채팅으로 말을 걸면 자동 응답기가 아니라 진짜 '인간' 상담원과 1:1로 연결되는데 실시간 응대가 잘 되는 편이다. 미국에서는 굉장히 보편적인 방식이고, 나는 전화하는 건 부담되어서 채팅을 주로 사용했다.
- 전화로 상담원과 연결하는 경우 병원, 보험사 또는 관공서에서는 통역(Interpreter Service)을 제공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 한국어가 가능한 상담원으로 연결을 돌려주기도 하고 한국인 통역을 3자 통화로 연결해 주기도 한다. 한국어 통역이 많지는 않으니 사정에 따라 제공되지 않거나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 Walmart나 Best Buy 같은 곳에서 전자제품을 구입하면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헤어드라이어 등 가전제품 일체에 대한 보험, Appliance Protection Insurance 가입을 권유받기도 한다. 집에 관련된 보험인 Home Insurance나 Renters Insurance에서 가전제품까지는 커버되지 않기 때문인데, 정전이 잦은 미국에서는 이런 보험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월세로 사는 경우에 가전제품은 대부분 집주인의 것이니 세입자가 가입할만한 보험은 아니다.
- TV는 가전제품 보험으로 커버가 되지 않는 항목이라서 특약으로 추가하거나 별도의 Plan으로 가입해야 한다. 그래서 마트에서 TV를 살 때는 판매원이 TV 보험 가입 권유를 한다.
- 호텔에 체크인을 할 때는 직원에게 '몇 월 며칠에 예약한 누구입니다.'라고 말을 건네면서 시작하는 게 보통이다. 이때 직원이 한국 이름이나 한국식 엑센트에 생소하면 이름을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상황이 부담되거나 말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면 다짜고짜 신분증부터 내밀어 보자. 그러면 직원이 놀라기는커녕 오히려 좋아할 것이다. 어차피 이름, 날짜, 회원번호를 똑바로 잘 불러주는 것으로 예약을 확인을 했다고 해도 마지막엔 신원확인 차 신분증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니 처음부터 신분증을 보여주는 게 서로 좋다.
- 호텔에 따라서는 체크인할 때 하루 숙박비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숙박비와 별도로 선결제한뒤 퇴실 후 문제가 없으면 환불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초과 결제된 금액은 퇴실 후 하루이틀 뒤면 환불된다.
- 미국에선 일상생활 일처리를 할 때 전화로 해야 되는 경우가 꽤 많은데 상대방이 이름을 잘 알아듣지 못할 때가 있다. 여러 번 말하는 게 불편한 건 차치하더라도 접수가 잘 못되면 안 되니 확실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름이나 주소를 전화로 알려줄 때는 'A as in Alaska, B as in Bear...'처럼 스펠링 하나하나 알파벳으로 불러주면서 상대방이 쉽게 알 수 있는 단어를 함께 말해주는 문화가 있다. 예를 들면 전화상으로 "How can I spell your name, Sir?"라고 질문을 받으면 "My name is John. J as in January, O as in Ocean, H as in House and N as in Nevada."라고 하는 식이다.
- 정확한 통신이 필수인 항공 및 국방 분야에서는 각 알파벳에 해당하는 예시 단어를 미리 정해놓고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표를 포네틱 코드(Phonetic Code)라고 한다. 군대에서 사용하는 포네틱 코드가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일상생활에서까지 '알파, 브라보, 찰리, 델타...'라고 하는 건 어감이 너무 딱딱한 것 같다. 상대방이 나에 대해서 군대 느낌을 갖게 되는 게 내키지 않아서 나는 포네틱 코드로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민방위도 끝난 40대 아저씨니까.
- 미국 사람들은 자기 이름 정도는 보통 포네틱으로 빨리 말할 수 있다. 자기 이름은 평생을 말해야 하니 어릴 때부터 외우게 되는 거다. 상담원들에게도 익숙한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빨리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가능하면 자기 이름 정도는 포네틱으로 빠르게 말할 수 있게 미리 정해서 적어놓고 연습을 해 놓으면 좋다.
Fondly,
C. Par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