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애정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을 넘어서는 포용을 의미한다. 그건 아마도 환상이나 기나긴 착각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꿈처럼 지나가버리고 모래성처럼허물어지기 일쑤인 인생에 부여되는, 거의 유일하게 지속될 영원함이다. 삶을 지탱해주는 동시에 옭아매기도 하는, 부드럽지만 질기고 끈덕진 거미줄과도 같다.
사랑은 현재진행형일 뿐인 삶에 두근거림을 가져다주지만, 사람에게 있어 두근거림이란 설렘 혹은 공포이다. 사랑으로 인해 삶은 굳건해지고 흔들리고 새롭게 태어난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익숙하면서도 미지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