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의 기술) 면접은 '사전준비'로 차별화

by 테서스


예전 코미디빅리그에 이런 대사가 있었죠. “이런 면~~~접 같은!”


네. 면접은 참 접같습니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회사 측이 한 개인을 앞에 두고 질문으로 다구리(!) 놓는 절차, 참 접같습니다.


그리고, 지원자 입장이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 보더라도 면접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면접관 역량이 뛰어나도 ‘빈틈’이 있고, 면접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온 ‘역량부족자’가 존재합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접같고 회사 입장에서는 불완전한 절차, 면접. 질문다구리 맞는 사람은 불편하고 역량 검증해야 하는 면접관들은 부담스러운 절차, 면접.


그래도 해야 합니다. 회사 채용 과정에서 면접은 필수입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면접 없애고 사람 뽑는 곳은 없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들 ‘경력직 프로이직러’라면 당연히 면접 잘 봐야 합니다. 나름대로의 면접 기술을 익혀야 하고, 그걸 더 갈고닦아야 합니다. [나 자신이라는 상품]을 멋지게 팔아먹으려면 ‘면접으로 포장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뭐, 대단한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닙니다. ‘화려한 말빨로 면접관들을 농락(?)하고 본인 뽑으면 회사에 매년 1조씩 수익 안겨 드리겠습니다’ 같은 건 필요없습니다. 그저 우직하게, 충실하게 있는 그대로의 자기 역량을 보여 주는 것. 그게 최선입니다. 말 그대로 ‘정공법(正攻法)’이 최선입니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죠. 하나씩 구체적인 얘기 해 보겠습니다.



(1) 해당 회사와 업종에 대해 알고 간다


당연한 말부터 해야겠네요. 어떤 회사에 지원했는지는 알아야 합니다. 자기가 지원한 회사가 무슨 일 하는지, 1년에 얼마나 버는지, 자산과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 알고 가는 게 기본입니다.


물론, 대부분 경력직들은 아주 당연히 이걸 알아보고 지원합니다. 전자공시 다트(Dart)를 활용하는 건 직장생활 1년차만 되어도 다들 하는 것이고, 요즘은 취업 전 대학생들도 다트 찾아보고 분석하는 정도는 다 합니다.

(저는 2005년 30살에 취업하고 나서 전자공시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만… 그건 당시의 제가 많이 부족했던 거죠.)


업종의 특성 같은 경우, ‘동종업계 이직’이면 딱히 문제될 게 없습니다. 이미 예전 회사에서 충분히 알고서 경력직 공고에 지원하셨을 것이고, 채용하려는 회사에서도 ‘아 경쟁업계 사람이면 즉시 투입 가능하겠다’라는 생각으로 면접일정 잡았겠죠. 지원자 본인이 경험해 온 업계 일들을 쭈욱 설명해 주시면 됩니다.


중요한 건 ‘완전히 다른 업종 이직’인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재무/법무/인사 등 ‘업종을 바꿔도 적응 가능한 직군’이 있습니다. 어느 회사든 ‘돈’은 똑같으니 재무 쪽 이직이 가장 쉽겠죠.


법무~인사 라인은 재무에 비해서는 업종 바꾸기 어려운 편입니다. 법무 쪽은 업종이 바뀌면 규제법령이 달라지고, 인사는 사람 선발하고 교육해야 하는데 그 업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인사담당자로 앉히긴 부담스럽겠죠.


그래서, 이종(異種) 업계 사람이면 일단 경력직으로 잘 안 뽑습니다. 대부분 서류심사 단계에서 탈락시키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 챕터는 ‘면접 준비’입니다. 즉, 서류는 통과되었다는 전제 하에서 면접 준비 단계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분명 서류상 이종업계 출신인 게 명확한데 일단 면접 부른다? 이건 회사 쪽에서도 뭔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그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한 번 면접은 보겠다는 겁니다.


제 경험상, 이종업계 사람을 서류통과시키는 이유는


- 다른 스펙이 좋아서

- 채용하려는 조직 팀장 등이 이미 이종업계 이직을 경험한 사람이라서

- 기존 회사에서 한 일을 깔끔하게 잘 정리하는 걸 보니 업종 바꿔도 잘 할 것 같아서

- 채용하려는 회사 내부적으로 상황이 매우 급박해서

- 아무 생각이 없어서(…)


등등인데, 어찌됐든 서류가 통과되었다면 ‘이종업계 사람이고 이 쪽 업계 경험은 없지만 일단 한 번 만나는 드릴게.’ 인 겁니다. 그러면 당연히 준비 잘 해서 가야겠죠.



이종업계 면접 준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넘어가려는 업종에 대해 빠삭하게 공부해서 전문가 수준으로 준비해야 할까요? 고3 수험생이 쓰앵님 모시듯 전문강사 알아봐야 할까요?


그런 건 아닙니다. 회사 홈페이지에 나오는 간략한 설명 정도는 읽고 가야겠지만, 괜히 무리해서 해당 업종 전체를 알아볼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면접관 쪽도 그런 걸 기대하고 부르는 건 아닐 거구요.


이종업계 지원시 기본. 그건 “자기가 한 일을 잘 설명하는 것”입니다. 즉, 들어가려는 회사 일은 어차피 잘 모르니 “자기가 잘 알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겁니다.



제 사례를 들면, 저는 기본적으로 ‘건설법무’지만 ‘방송법무’로 넘어갔던 적이 있습니다. 방송 중 유선방송 쪽이었는데요. 4년 하다가 다시 건설법무로 돌아오긴 했지만 아무튼 완전히 다른 사업영역으로 넘어갔었습니다.


저는 면접 볼 때 유선방송과 IPTV 차이를 몰랐고, 심지어 이걸 면접관 분께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비유하자면, 삼성전자 핸드폰사업부에 경력직 지원하면서 “아이폰과 갤럭시 차이가 뭔가요?”라고 질문한 꼴이었습니다.


그런데… 면접 합격했습니다. 건설법무에서 방송법무로 이직 성공했죠. 저렇게 ‘유선방송 쪽은 1도 모른다’는 티를 팍팍 냈는데도 최종 합격했습니다.


저는 “제가 한 일”을 설명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건설법무에서 2년 발탁승진한 걸 강조했고 그 발탁승진한 일을 요약 설명했습니다. ‘업종이 바뀌더라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는 걸 과거 업무처리 사례로 보여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게 유일한 이유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합격했습니다.



물론, 이게 다 통하는 건 아닙니다. 채용 회사 측에서도 인사담당자 말고 여러 사람이 있고, 인사담당자가 서류통과 시킨 이유를 모른 채 면접 들어오는 사람도 있으며, 그렇게 이유 모르는 면접관이 “우리 업계를 전혀 모르면서 왜 왔어?”라는 얘기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면접관이 ‘오너(Owner)’면 대략 난감하죠. 탈락 확정입니다.


다만, 저렇게 인사담당자와 오너 간 소통이 안 되는 회사라면… 굳이 저기 안 가도 됩니다. 미리 탈락시켜 주는 게 땡큐베리감사일 수도 있죠. 탈락한 거에 섭섭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지뢰 피한 걸 감사히 여겨야죠.


자, 다음 설명 넘어가겠습니다.



(2) 경력연차와 직급에 맞는 질의응답 준비


이 또한 당연한 말인데, 신입과 경력은 다릅니다. 경력 중에서도 대리 / 과장 / 차부장 급이 다 다릅니다. (임원으로 경력직 면접 보면 또 다르겠지만 굳이 거기까지 경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신입 면접은 말 그대로 퐈이팅이 넘칩니다. 아주 그냥 대한민국 다 씹어먹고 화성 금성 다 개발할 것 같죠. 입사하면 한 달 이내에 정상인(!)으로 돌아오겠지만 입사 전까지는 우주천재대마왕 놀이 해야 합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일단 ‘경력직’이 되면 신입 때 우주천재대마왕 놀이는 안 해도 됩니다. 본인 스스로 돌이켜봐도 이불킥 할 것 같은 오버행동 넣어둬 넣어둬. ‘실무’만 논의하면 충분합니다.


으음, 그런데 말입니다.


이걸 구분하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면접관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경력직인데 ‘신입 스타일 정신승리’를 시전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를 뽑아 주시면 대한민국 다 씹어먹고 이 회사를 화성까지 보내 드리겠습니다!”를 시전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나마 주임 급 채용이라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임 급이면 사실상 중고신입이고 딴 데에는 쌩신입으로 지원할 수도 있으며 이력서 여러 개 쓰다 보면 돌려막기(!)도 해야 하니, 정신승리 시전할 수도 있죠.


하지만, 대리 급 이상이면 이런 정신승리 요소는 마이너스입니다. 과장 급이면 더하죠. 차부장 급이면 서류에서 이미 걸러질 겁니다.



하나 예를 들어 보죠. 법무직군 사례입니다.


앞 이력서 부분 ‘법무직군 각론’에서 잠시 언급했는데, 컴플라이언스 같은 용어 강조하면서 최신트렌드를 선도하는 척 하거나 / 리스크를 0으로 만들겠다거나 / 본인이 소송 맡으면 90% 이상 승소할 수 있다거나 등등의 오버를 하는 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이 태도가 면접으로 이어지면 더더욱 좋지 않겠죠.


이력서에서 오버하더라도, 일단 업종이 같다면 면접은 볼 수 있습니다. 윗단에 얘기한 “90% 승소율 강조 사례”에서도 면접은 봤었는데요.


면접관이 “승소율 높으시네요. 그럼 본인이 담당한 사건 중 가장 인상적인 사건 하나만 설명해 보시겠어요?” 라고 질문했었는데, 답변이 영 껄쩍지근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 설명을 하지 않고 말을 빙빙 돌리더군요.


뭐, 질문 취지를 이해 못했을 수는 있습니다. 30분 가량 진행되는 면접에서 순간적으로 딴 생각 하는 게 그리 좋은 일은 아니지만, 살다 보면 그럴 수 있죠. 만약 그런 경우 생긴다면 “질문 잘 못들었습니다 다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라고 솔직하게 다시 물어 봐도 되지만, 일단 그렇게 안 하고 말 돌릴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면접관이 재차 “본인 담당 사건 중 가장 금액 큰 거 하나 설명해 보세요.”라고 재질문했는데도 답변 제대로 못하면… 이건 치명적입니다. 같은 업종 근무자라고 해도 용납하기 어려워요.


결론적으로, 저 승소율 강조 지원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분쟁/소송사건을 주도해 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승소율 90%라는 건 직원숙소 전세보증금 등 아주 단순하고 패소 불가능한 사건들을 합쳐서 퍼센트 기준으로만 평균 낸 것일 뿐.


그냥 처음부터 ‘저는 계약검토 중심으로 일을 해 왔고, 대형 분쟁에 대해서는 제 선임인 사내변호사 분이 주도하셨습니다. 저는 자료준비 등을 보조하는 역할이었지만, 그래도 사건을 이해하고 주요 쟁점을 파악하려 노력했습니다.’ 정도로 얘기했어도 충분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경력직이 탈락하는 건 늘 있는 일이죠.


굳이 능력 강조하려고 수치 부풀리는 건 오히려 마이너스입니다. 만에 하나 입사하더라도 후폭풍 견디기 어려울 겁니다. 자기 능력 그대로, 솔직하게, 그러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잘 요약 설명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3) (사소하지만) 복장과 태도 유의


신입사원 채용이면 모두가 칼같이 정장 입지만, 경력직 면접에서는 그렇게까지 복장에 신경쓰진 않습니다. 요즘 대다수 회사들이 복장자율화 시행하고 있고 노타이(no-tie) 문화 도입하고 있기도 하죠. 면접관들부터가 노타이에 잠바 차림인 경우가 많습니다.


뭐, 경력직 면접 오는 사람도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 반차 쓰고 바로 왔다’는 상황이면 노타이로 올 수 있습니다. 당연히 그럴 수 있죠. 티 안 나게 조용히 면접 보러 가야 되는데 별도로 넥타이 챙겨 들고 다니면 안되잖아요. 이 정도는 면접관도 이해해 줍니다.


그런데… 하루 온전히 연차 쓰고 집에서 바로 왔는데 양복만 입고 노타이로 왔다면…

한여름이 아니고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 말인데? 게다가, 지원하는 회사가 어디 IT기업이나 광고회사 같은 문화도 아니고 고리타분한(!) 굴뚝산업 건설회사인데?

거기에 더해서, 본인의 직무영역이 무슨 전산개발도 아니고 ‘법무 직군’인데? 평소 만나는 변호사들이 다 양복 입고 (머리 혈압 오르는 걸 감수하면서) 넥타이 메고 다니는 직군인데?


이건 이해하기 어렵겠죠. 복장예절에서 말하는 TPO에 어긋납니다. 최소한 생전 처음 만나는 면접관들 앞에 나서는 자세는 아닙니다.


물론 업무능력이 쩔어 주면 다 커버할 수 있겠죠. 저 TPO에 어긋나는 복장으로 면접 오신 분이 우주천재대마왕 능력자로 삼국지 방통 이상의 능력을 갖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이 그 분의 능력을 못 알아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 동료로 뽑지는 않을 겁니다. 회사는 ‘무난한 일반인들이 모여서 각자의 연봉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게 노력하는 조직’ 이거든요.



면접 준비 얘기는 이 정도로 끝내겠습니다. 다음에는 “일단 입사 성공했다는 전제”를 깔고 [경력자 업무처리]에 대해 읊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09화(이직의 기술) 이력서 쓰기 - 법무직군 각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