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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c Jan 26. 2024

나의 단상.

나의 단상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순연(順戀)


順 순할 순

1. 순하다(順--), 유순하다(柔順--)    2. 좇다


戀 그리워할 련(연)/그릴 련(연)

1. 그리워하다. 2. 그리다(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생각하다), 그립다. 3. 사모하다(思慕--)


한자가 주는 의미의 미학. 내가 좋아하는 단어 그리움.. 의미의 미학 일부분은 다음과 같다.


순연은 그리움을 뜻한다.

그것도 사무치도록 그리워한다는 의미이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리워하고 그리워하고픈 그대는 꽃이다.


나는 꽃을 좋아한다. 세상에는 많은 꽃들이 있다. 종류가 너무도 많아서 헤아린다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꽃은 두 가지 분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향기를 내포하는 꽃과 그렇지 않은 꽃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꽃에서도 벤질아세테이트(Benzyl Acetate), 메틸벤조산염, 인돌(Indole) 같은 많은 화학 물질, 즉 향기가 배출된다. 이 화학 물질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 여러 곤충들을 유인하는 특유의 향기를 내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향이 있는 꽃을 선호하는 편인데, 여기에는 꽃이 가진 독특한 품계가 있기 때문이다.  꽃에 웬 품계냐고 이야기하겠지만, 꽃에도 품계가 존재한다. 꽃에도 품계나 등수를 매겼는데, 꽃의 아름다움보다도 꽃이 지닌 상징적 의미에 따라 품계가 결정되었다.


조선시대의 강희안(姜希顔) 조선전기 호조참의, 황해도관찰사 등을 역임한 문신이다. 시와 글씨, 그림에 모두 뛰어나 ‘삼절(三絶)’이라 불렸으며, 특히 전서(篆書) · 예서(隷書)와 팔분(八分)에도 독보적인 경지를 이루었다.  시는 위응물(韋應物) · 유종원(柳宗元)과 같다는 평이 있으나 자신의 글을 세상에 발표하기를 꺼려 전하는 것이 없다. 그림은 송나라의 유용(劉墉) · 곽희(郭熙), 글씨는 진(晉) 나라의 왕희지(王羲之)와 원(元) 나라의 조맹부(趙孟頫)에 비견되기도 했다.


강희안(姜希顔), 1417-1464 |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 15세기, 종이에 수묵, 23.5 × 15.7cm, 국립중앙박물관


기록상으로 전하는 작품들을 살펴보면, 작은 풍경화를 묵화로 즐겨 그렸다. 그리고 영모화(翎毛畵) · 산수화 · 인물화에도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 작품으로는 「여인도(麗人圖)」가 유명하고 청학동(靑鶴洞) · 청천강(菁川江)의 두 족자와 「경운도(耕雲圖)」는 기보(奇寶)라 할 수 있다.


강희안은 뛰어난 운치나 절개를 의미하는 매화·국화·연꽃·대나무를 1등으로, 부귀를 의미하는 모란·작약·왜홍(倭紅)·해류(海榴)·파초를 2등으로, 운치가 있는 치자·동백·사계화(四季花)·종려·만년송은 3등으로, 화리(華梨)·소철·서향화(瑞香花)·포도·귤은 4등으로, 석류·도(桃)·해당(海棠)·장미·수양버들은 5등으로, 진달래·살구·백일홍·감·오동은 6등으로, 배·정향·목련·앵도·단풍은 7등으로, 무궁화·석죽·옥잠화·봉선화·두충(杜冲)은 8등으로, 해바라기·전추라(翦秋羅)·금전화(金錢花)·석창포·화양목은 9등으로 분류하였다.


<양화소록>에서는 대표적인 꽃의 상징적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즉, 매화는 강산의 정신이 깃들여 있으며 태고의 모습이 드러난다고 하였고, 국화는 혼연 한 원기(元氣)는 그지없는 조화(造花)라고 하였으며, 연꽃은 깨끗한 병 속에 담긴 가을 물, 비 갠 맑은 하늘의 달빛, 봄볕과 함께 부는 바람이라 하고, 모란은 부귀번화(富貴繁華)하다고 표현하였다.


꽃을 구별하는  번째 방법은 시각을 이용하는 것이다. 여러 곤충 중에서도 꿀벌은 꿀을 찾는 뛰어난 시각적 능력 때문에 ‘똑똑한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꿀벌은 인간처럼 색을 구별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외선도   있다. 그래서 자외선으로만 구별되는 꽃의 꿀샘 유도 구조를 보고 쉽게 꿀을 찾아낸다.


향기가 없는 꽃에 어찌 벌과 나비가 찾아든다   있겠으나, 그것은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이고 실제로는 색과 모양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꽃의 진정한 의미는  독특한 향기가 더해졌을  빛을 발한다   있다.  향기에 취하는 것이다. 색과 모양과 향기가 더해졌을   진정성의 미학이 드러나듯, 사람도 그러하다 생각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향기를 지닌 사람에게 사람은 끌리게 마련이다.


오늘  같은 그대가 생각나는 현재의 지금이다.


그대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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