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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큐리 Jul 20. 2021

가까운 미래, 리테일의 승자는 누가 될까?

선물하기, 라이브커머스, 중고거래 그리고 메타버스

리테일의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파급 효과를 가져온 변화는 <포맷_Format>의 혁신이다. 포맷의 혁신이 나타나면, 그 결과로 "업태(態)"가 형성된다. 백화점, 할인점, 전문점 등의 업태를 말한다.


1852년 봉 마르 : 백화점 / 근현대 리테일의 정체성을 수립했다. 즉, 리테일 자체를 규정했다

1887년 시어스 1기 : 카탈로그 / 무점포, 원거리 리테일의 원형을 만들었다

1925년 시어스 2기 : 양판점 / 교외 대형 점포 즉, 대중적인 보급형 양판점은 시어스 스토어에서 출발했다

 1956사우스데일 쇼핑센터 : 교외 대형 쇼핑센터 / 여가활동(여행)과 쇼핑을 결합했다

 1962년 월마트 : 할인점 / 시어스의 양판점 모델을 차용했지만, 셀프서비스를 토대로 본사 직영의 대량 직매입 등 다양한 리테일테크를 활용하여 EDLP를 구현했다

 1994년 아마존 : 전자상거래


** 짐작대로 동그라미는 혁신 이후 영향력의 크기이다. 원조인 백화점에는 특별히 별을 주었다.


대략 160년 간의 역사에 나타난 '포맷의 혁신'을 요약하면 이렇다.

19세기 백화점이 발명된 뒤, 20세기 초 시어스가 대중적 양판점으로 대형 스토어를 보급하여 미국 시장을 장악했고, 20세기 중엽에는 월마트가 할인점(Discount Store)로 고도화하여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그리고 21세기를 앞둔 1991년 3월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인터넷을 민영화한 사건이 일어난 뒤, 아마존이 파도에 올라타 전에 없던 수준의 거대한 혁신을 만들어낸다.



요약했지만, 160년 리테일의 역사에서 혁신은 예외없이 <포맷의 혁신>으로부터 발생했다. 

포맷의 혁신이 가져온 영향은 따로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새로운 포맷의 리테일은 그야말로 시대를 풍미했으며, 수많은 추종자(社)를 만들어냈다.

 


포맷이 영향력을 확산하며 완숙기에 이르면 그 다음으로는 카테고리의 분화가 나타난. 백화점이 대형 소매점을 처음으로 규정(Identify)한 뒤, <포맷의 혁신>이 일어나는 기나긴 여정 안에는 <카테고리 분화>라는 돌출점들이 나타났다. 디지털(라디오쉑), 푸드(홀푸드마켓), 패션(자라)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카테고리 분화를 확인할 수 있다. 백화점 혹은 양판점이나 할인점의 형태(포맷)을 갖고 있지만, 명확하게 카테고리 특성을 보유한 이들을 카테고리 킬러라고 부른다. 최근 전자상거래에서도 다양한 분화 과정을 목격할 수 있다. 미국에서 제트닷컴, 자포스가 나타났고, 한국 시장에서는 마켓컬리, 화해, 무신사, 에이블리 등의 이른바 버티컬 앱이 활약하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포맷"이 거의 완전한 성숙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요약하면 포맷혁신이 시장을 완전히 개편하고 뒤이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 카테고리 분화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그러면, 2021년 현재 리테일 산업은 어떠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을까? 현 시점은 포맷의 혁신 이후, 완숙기를 맞이하여 카테고리의 분화까지 이루어진 다음의 시기이다. 완전히 무르익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다음 차수의 포맷 혁신을 예상해볼 수 있다. 나는 3년 내에 벌어질 작은 혁신과 5년 이내에 벌어질 큰 혁신을 예상한다.


큰 혁신부터 보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규모로 나타날 새로운 포맷 혁신의 동력은 바로 메타버스에서 출현할 것이다. 기술 발전의 속도로 짐작해 보건대 완전한 가상세계의 시장에서, 아바타들이 거래를 하는 리테일이 곧 출현할 것이다. 아마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는 중세 프랑스 샹파뉴의 노천시장에서 과일을 구매하거나, 19세기 봉 마르셰로 꾸며진 가상세계에 입장하여 루이비통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봉 마르셰는 LVMH그룹 소유이다).

2007년 아이폰이 모바일 세계로 가는 길로 이끌었듯이, 오큘러스와 같은 디바이스들 중 하나가 증강현실, 가상세계, 거울세계 등 메타버스 세상으로의 진입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이미 코앞에 다가와 았다.

과연 메타버스가 스마트폰 이상의 혁신을 가져올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보다는 "지금 현재 어느 기업이 가장 메타버스에 접근해있는가?"를 살펴보는 편이 빠를 것이다. 그리고 메타버스에 의한 리테일 포맷의 혁신은 <아마존데스>에 버금가거나 더 큰 파급력을 행사할 것이 분명하다.


한편, 메타버스의 리테일로 가는 길목에서 그보다는 작지만, 막대한 변화를 추동할 혁신이 이미 출현했다. 

그것은 아마 2015년 본격적인 출현 이후 5년 만에 대형 이슈를 만들어낸 쿠팡에 비견할 만한 변화가 될 것이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쿠팡의 로켓배송도 포맷의 혁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아마존의 혁신이 성숙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카테고리 분화로 본다. 컬리와 쿠팡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분화> 역시 충분히 파괴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주목해야할 혁신의 맹아들이 이미 싹을 틔웠다고 봐도 좋다. 출현한 순서대로 나열하면 카카오커머스의 선물하기와 네이버의 라이브커머스, 당근마켓의 중고거래이다.


<선물하기>는 인간의 문화와 함께 한 역사가 길지만 독립적인 리테일 포맷으로서 등장한 것은 카카오 선물하기가 거의 유일한 사례이다. "선물하기"라는 관계형 리테일(구매자와 수취인이 다르며, 구매 동기가 오직 받는 이와의 관계를 위해 촉발된 경우)은 과거의 긴 역사만큼 앞으로의 역사도 길 것이다. 이제 선물하기는 성숙 과정을 겪을 것이며, 분화도 진행될 것이다. 이미 목격하고 있듯이 말이다.

카카오 선물하기의 2020년 거래액 규모는 3조이다. 2017년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편 온라인 선물하기의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3.5조로 추정한다. 전년 대비 52% 성장한 수치이다.


<라이브커머스>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리테일 관련한 키워드 중 가장 자주, 가장 많이 등장한 어일 것이다. 영상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컨택"이라는 점에서 기존 오프라인 리테일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으며, 홈쇼핑의 고비용 구조를 효율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을만 하다. 게다가 메타버스 리테일에 가장 근접한 형태로도 볼 수 있다. 전자상거래가 극복하기 어려운 언택트, 익명성이야말로 메타버스 리테일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현재 라이브커머스는 성숙과 분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 누가 가장 잘 하는가에 대한 답은 곧 나올 것이다.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네이버 쇼핑라이브의 경우 2020년 7월 30일 첫 출시 이후, 현재 누적 거래액 2500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4000억 원인데, 앞으로 2년 뒤인 2023년에는 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고거래>역시 선물하기 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진 포맷이지만, 단독으로 형태를 구축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중고거래를 다루는 플랫폼들은 "거래" 자체보다는 거래에 관련하여 나타나는 다양한 활동들을 보다 다양하게 제공하는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만약 우리가 고대로부터의 시장을 원형 그대로 복원한다면 아마도 당근마켓에 가깝지 않을까? 

선발주자인 중고나라의 경우 거래액 규모가 5조 원으로 알려져 있다. 트래픽 규모로는 월간 이용자 1500만명에 달하는 당근마켓이 압도적이지만 거래액의 규모만 놓고 보면 당근마켓이 1조 원, 번개장터 1.3조원으로 중고나라가 크게 앞서는 모양새이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약 20조 원으로 추정된다.



** "실시간 컨택"이 중요한 이유 : 고대로부터 시장의 형성 이래, 상거래란 무릇 손님이 점포에 방문하면 점원이 눈을 마주치고 인사하며 "접촉"을 시도하는 일로부터 시작했다. 상거래란 사실 상품을 매개로 한 "컨택"(거래, 교류, 공유 등 다양한 형태의 접촉을 총칭)이다. 그런데 전자상거래 도입 이후 이러한 접촉이 희미해지고 손님(소비자)이 탐색부터 결제까지 모든 걸 다하는, 오직 거래만 존재하는 시장이 되었다. 이것은 오프라인 리테일이 살아남을 거의 유일한 희망이기도 하다.



<포맷의 혁신>과 <카테고리 분화>는 거의 공식에 가깝다. 둘 다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만 <포맷의 혁신>이 보다 근원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리테일의 역사는 아마존 前과 後로 나뉠 수는 있지만 쿠팡의 前과 後로 나누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는 선물하기, 라이브커머스, 중고거래가 향후 3~5년 간 리테일의 변화를 추동할 것이며, 메타버스로의 전환은 리테일의 역사에서 아마존과 같은 수준의 획을 그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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