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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 Jan 31. 2024

여행은 떠나는 행위 그 자체

여행을 하는 이유는?


최근에 오랜 친구를 만나러 전주에 다녀왔다. 점심으로 비빔밥을 먹고, 굽이굽이 산길에 있는 갤러리 카페에 갔다. 카페 앞에는 높은 겨울산이 펼쳐져 있었다. 바다보다 산을 더 좋아하고, 산을 바라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때 그 차가운 공기 속에서 장엄하게 둘러싸인 산을 바라보는 기분은 실로 매력적이었다.


커피를 다 마시고 근처에 있는 절에 들렸다. 절은 태어나서 처음 가본 것 같았다. 친구와 내가 입을 다물자 터에는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완전한 고요였다. 내가 이토록 완전한 고요 속에 있었던 적이 있던가..?


내가 생각하는 여행은 팬시한 대도시의 관광지에 들리거나,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아무도 모르는 적막한 로컬에서 한달살이를 하거나, 무엇이든, 그 어떤 것이든, 모든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평소 머무르는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면, 떠나는 행위 그 자체가 여행이다.


나는 국내여행도, 해외여행도 잘 가지 않는 사람이지만, 집 주변 한 번도 안 가본 장소에 가보거나 처음 보는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엔 서울에 있는 동네 중 이제껏 한 번도 안 가본 곳을 가보곤 한다. 이것도 나만의 작은 모험이자 여행이다.


중요한 건 '어디에 갔느냐'가 아니라 '떠나는 행위 그 자체'다. 그 행위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자 이유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순간에도 여행은 찾아올 수 있기에,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많아서, 앞으로 다가올 크고 작은 여행들에 설렌다.


#질문있는사람 #질문챌린지 #셀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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