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에서 만난 사람들 ①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이야기
있었죠. 하지만 우리 지역에 있는 이런 좋은 곳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미술도서관을 가끔 방문했는데, 미술도서관 안에 이런 전시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지역민으로서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시민 도슨트가 자원봉사이기 때문에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작품에 대한 전문 지식인으로 변화한다는 점을 느꼈어요. 저는 그림을 좋아하긴 했지만 관람자의 입장에서 '좋다, 마음에 남는다' 정도로 감상을 했었는데, 지금은 해설을 해야 하니까 작품을 분석하게 돼요. 도슨트가 관람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미술도서관에서 많은 자료를 제공해 주세요. 그 자료를 내 스타일에 맞게 더하고 빼면서 만들어 내는 과정을 즐겼고, 아마 다른 도슨트 선생님들도 그걸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작가와의 만남'이 있어서 저희가 "이런 해석이 맞나요?" 질문하면 작가님들께서 "그렇게 해석해도 됩니다." 답변을 해주세요. 그리고 도슨트가 작품 해설 시나리오를 먼저 작성하면 담당 큐레이터님께서 첨삭을 해주세요. 피드백을 받고 시연까지 해서 통과하면 이제 진짜 도슨트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예요.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그렇게 합니다.
전 너무 좋았어요. 특히 저 같은 비전공자에게는 고전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설명을 해주셨고, 도슨트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 발음 등에 대해 배웠어요. 마지막에는 아동 미술에 대한 설명까지 들었어요. 도슨트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통해 저희가 도슨트를 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생각해요. 강사분들께서 수강생이 비전문가임을 염두에 두고 설명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저는 미술도서관 전시 공간이 존재하는 한 도슨트 양성 과정은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번 주에 가능초등학교 6학년 친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왔어요. 한 반이 와서 저는 여학생을 대상으로 해설을 했는데, 그 아이들이 전시를 너무 좋아했어요. 15명 중에 4명이 미술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었거든요. 근데 가능동이 멀어서 그런지 미술도서관에 온 게 처음이래요. 이런 곳이 있었냐고..
고전 작가가 나의 역사 수업이라면 현대 작가는 아이들의 꿈이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박수이 작가님의 작품 설명을 하면서 이런 얘기를 해주었어요. 작가님이 뜨개질을 하고, 염색을 하고, 건축을 공부해서 조형물을 만든 것처럼 "지금 우리가 하는 모든 경험이 너의 자산이 되어 네가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될지 모른다. 네가 색종이를 오리든, 그림을 칠하든, 체육 활동을 하든 그 어떤 활동이 되어 예술가가 될 수 있다. 경험을 많이 해 봐라." 말해주었어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그렇냐고, 초등학생 아이들이 왜 이렇게 예쁜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저도 뿌듯한 마음에 기억이 남아요.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슨트 전시 홍보를 해서 체험학습으로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관람을 20-30분 하고 올라오면 색칠 활동을 해요. 붙이고 하는 2시간 프로그램이거든요. 그런 체험활동을 하면 좋겠는데, 여기 민락동에 초등학교가 3개나 있는데 한 번도 안 왔대요. 너무 아쉬워요.
현대미술은 학생들한테 꼭 중요하거든요. 그림을 많이 봐야 성인이 되었을 때도 그 관람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 같아요. 그림을 볼 수 있는 눈도 키울 수 있고요. 그래서 지역 사회에 홍보가 더 되었으면 좋겠어요. 먼저 우리 지역에서 홍보가 돼야, 우리 지역이 우리 지역을 사랑해야 더 널리 퍼질 텐데... 우리 관내에 있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에게만 홍보를 해도 될 텐데, 그게 좀 어려워서 아쉬움이 있어요. 더 많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보여줄게 로컬에서 사는 법>은 매주 화요일 연재되는 에세이입니다.
● 원본 인터뷰 읽기 → https://m.blog.naver.com/ccity_ujb/222833096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