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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Sep 15. 2023

꾸준히 걷는 것부터

달리기

운동화 하나만 신으면 어디서든 달리기는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가볍게들 말하곤 한다. 하지만 걷기도 버거운 몸과 체력으로 갑자기 달리기 시작하면 부상의 위험이 크다. 일단 꾸준히 걷는 것부터 시작하자.


 걷다 보면 점점 속도를 올리고 싶어질 때가 있다. 점점 빠르게 나아가다가, 걷는 행위로는 도저히 속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지점에서 달리기가 시작된다. 달리기 시작하는 건 한순간의 충동으로도 가능한 행위다. 어려운 것은 그것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지만, 계속해서 달려야 한다는 강박에 빠질 필요는 없다. 마라톤 대회에 참여했다고 상상해 보자. 달리다가 도중에 도저히 뛸 수없을 만큼 힘들어서 걷기 시작한 당신. 갑자기 진행요원들이 달려와서 당신을 도로 밖으로 던져버린다! 이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마라톤 대회 중간에 걸으면 탈락이라는 규칙은 없다. 일상에서 달릴 때는 더더욱 그렇다. 힘들면 멈춘다. 뛸만하면 다시 뛴다.


 리기를 멈추고 걷는 순간 모든 걸 망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이제는 다르게 생각해 보자. 멈추는 게 아니다. 속도가 느려졌을 뿐 여전히 앞으로 나는 나아가고 있으니까. 제든 걸어도 된다고 생각하면 달리기가 더 편해지고 부담이 줄어든다.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줄어들어든다.


 나는 처음에는 속도나 거리 모르고 달렸다. 한 가지 생각 만을 반복했다. ‘천천히, 천천히.’

멀리 가려면 천천히 뛰어야 한다. 느리게 달리고 있는 게 아니라 가장 오래 달릴 수 있는 속도로 달리고 있다. 달리는 시간과 거리가 쌓이면서, 속도는 자연스레 빨라진다.


 너무 힘을 들이지 않아야 한다. 달리는 게 편해야 한다. 가끔은 즐거워야 한다. 물론 침대에 누워있을 때처럼 편할 수는 없겠지만, 달리는 행위 자체를 받아들이기 싫을 정도로 힘들다면 계속 이어나가기 어렵다.


 달리기가 어느 정도 몸에 익숙해진 요즘에도 이렇게 최대한 몸에 힘을 빼고 달릴 때가 기분이 좋다. 마치 영원히 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속도로 달릴 때. 어이없게도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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