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연바라기 Oct 16. 2023

타고났는데 부지런하기까지

건축가 비버


열심히 집을 짓는 동물이라 하면 비버가 떠오른다. 물론 새들도 둥지를 열심히 짓지만, 비버는 규모 자체가 다르다. 타고나길 집을 짓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 단단한 앞니로 나뭇가지들을 갉아서 모은 후 차곡차곡 쌓고 진흙으로 보조 공사까지, 평생을 꾸준히 짓는다. 댐이라 불릴 수 있는 규모로 말이다. 이 정도면 건축가라고 불러줘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비버는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busy as a beaver' 무지 바쁘다는 뜻의 영어에 비버가 들어간 것만 봐도 알만하다.




나는 부지런과는 거리가 좀 멀다. 물론 생계가 걸린 일들은 예외지만 일상생활의 소소한 것들이 그렇다. 가령 운동 계획을 거창하게 잡아 놓고는 며칠 못 가서 외면하거나, 집밥을 해 먹겠다고 초반에 엄청 많은 반찬을 만들다가 얼마 못 가서 시켜 먹고 만다. 비버를 그리면서 이런 내 모습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아. 비버야. 너는 어찌 그리 부지런한 거니.'





집 짓다가 대답해 주는 비버   <자연바라기 그림>






매거진의 이전글 머리카락을 주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