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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

by 루아 조인순 작가

지난겨울이 너무 추워

베란다에 있는 화분이

얼어 죽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지

밖은 아직도 눈발이 날리는데

춘분이 지나자마자 쌍 꽃대가 올라오더군

춥고 시린 겨울을 보내고

봄 인사를 하는 군자란

추위 속에 피는 꽃들은 거의 향이 없는데

군자란은 아주 연하고 달달한 향기가났지

밤이 되니 하늘엔 보름달이 떠있고

베란다엔 붉은 태양이 떴어

두 배의 봄을 선물한 군자란

함께한 세월이 길어

화분들 중에 가장 큰 집을 가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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