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습관은 어떻게 고치죠?
프로이트는 모든 행동은 우연의 결과가 아니며 무의식 속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내 습관에도 분명 이유가 있겠지.
나는 손톱을 뜯는 습관이 있다.
언제 처음 손톱을 뜯었을까?
다섯 살부터인가 아주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습관이다.
왜 손톱을 뜯기 시작했을까 고민해 봤지만 그건 잘 모르겠다.
난 언제 손톱을 뜯나 생각해 보면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생각에 잠길 때 손톱을 뜯는다.
(그래서 고등학생 때는 손톱 뜯는 행동이 정말 심했었다)
어떤 일에 집중할 때 난 어떤 상태가 되나?
난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할 때 그 생각의 끝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어떤 생각으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의 마지막을 떠올린다.
공부할 때를 예로 들면, 어떤 개념을 공부할 때 그 개념이 내가 풀지 못하는 시험 문제로 출제된 경우를 떠올리고 틀려서 괴로워하며 이걸 더 공부할걸 후회하는 장면까지 상상하는 거다.
모든 경우의 수의 마지막을 떠올린다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상당히 괴롭다.
(글을 적으며 생각해 보니 어쩌면 이것도 나의 습관인 것 같다)
난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 나오는 셀린의 대사에 공감한다.
"모든 건 끝이 있어. 그래서 시간이 더욱 소중히 느껴지는 거야.
나에게 인생은 마치 조용히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어느 할머니의 추억 같은 거라고 생각해."
끝이라는 게 있으니 나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음을 알고, 그래서 후회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큰 거다.
내가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내가 처음 손톱 뜯기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손톱 뜯기는 내가 끝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때 찾는 행동이 된 모양이다.
지금도 난 마지막을 인식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모든 일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조금 두렵다.
마지막 순간에는 대체로 후회가 남으니까.
어떻게 보면 손톱 뜯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보기 좋은 핑계 같다.
이런 이유든 저런 이유든 손톱 뜯기는 고쳐야 할 습관인데.
찰스 두히그는 <습관의 힘>에서 '습관 고리'를 설명했다.
습관 고리는 신호(Cue), 행동(Routine), 보상(Reward)으로 이루어진다.
신호는 습관을 시작하게 만드는 자극이다. (나의 경우 생각의 끝에 다다른 마지막에 대한 불안감일 것이다)
행동은 신호가 발생할 때 자동적으로 도출되는 구체적 행위이다.
보상은 행동이 완료된 후 얻게 되는 긍정적 만족감이다.
습관 고리가 완성되면 뇌는 이 고리를 자동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한다.
손톱 뜯기가 나에게 긍정적 만족감을 주는가?
좋지 않은 습관인 경우 보상을 생각했을 때 의문점이 생긴다.
잘못 형성된 습관 고리라는 의미다.
신호를 인식했을 때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은 모두가 안다.
문제는 의도 대비 행동의 격차 때문에 생각하는 대로 행동이 도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나쁜 습관이 도출되는 시기가 언제인지 생각해 보고 무의식 중의 원인을 고려해 보는 것.
손톱 뜯기에 대해 이해했으니 이제 이해한 것을 실제에 적용해 볼 시간이다.
손톱을 예쁘게 길러서 매니큐어를 발라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