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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붕어 Oct 18. 2024

금붕어의 사치스러운 심리 여행

대학원 새내기가 된 금붕어


삶이 살아갈 만하다고 생각해서 삶에서 내가 아끼는 것들이 생기는 걸까

아니면 내가 아끼는 것들이 있어서 이 삶이 살아갈 만해지는 걸까?


사람들은 모두 몰두할 대상을 찾으며 살아간다.

가족, 연애, 돈, 일, 여행, 영화, 책, 자격증, 정치, 종교, 주변 사람들.

사람들은 그 대상이 있어서 살아가는 의미가 있다고 믿으며 의미 부여를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대상이 삶을 이루는 중심축이 되기도 한다.


좋아하는 것이 명확하고 그게 사람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

유수풀에서처럼 휩쓸리듯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니까'가 아니라 정말 그게 좋아서 어떤 것에 몰두하는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의 삶을 부러워했다.

나에게도 그런 대상이 필요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한 가지에 깊이 빠진 적이 없다.

나에게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은 물이 발목까지 오는 개울가에서 예쁜 돌멩이를 찾는 일 같았다.

"이거 예쁘다!" 말하며 손으로 건져 올려 쓰다듬어보고 다시 물속에 넣어놓는다.

쓰다듬고 제자리에 넣어놓은 돌멩이들만 수없이 많다.

내가 오랫동안 좋아할 수 있는 것, 좋아하고 싶은 것은 뭘까?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시간이 많은데,

내가 그 대상을 아직 발견하지 못해서 찾지 못한 게 아닐까.

몰두하고 싶은 대상을 찾고 싶었다.

그러려면 나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나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내가 되었을까?


대학원에서 사람의 마음, 심리에 대해 공부해 보기로 했다.

나에게 집중하며 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난 2024년, 스물일곱 살에 대학원 새내기가 되었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사치다.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은 삶의 과정 내내 계속될 것 같지만 이러한 사치를 누릴 수 있는 건 지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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