뿡어의 꿈
1. 안정적이고 익숙한 게 좋은 나.
2. 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나.
3. 그리고 두렵지만 도전하는 나.
이렇게 서로 다른 얼굴의 나를 글로 기록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브런치.
그러다 우연히 금붕어에 대한 동영상을 발견했다.
좁은 어항에 살아서 기억력이 짧다고 오해받지만, 사실 금붕어는 다양한 자극을 받으면 길 찾기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바로 첫 문장을 적었다.
'나는 금붕어와 닮았다.'
나는 늘 스스로를 쉽게 안주하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사실은 뭔가 더 도전할 수 있는데, 나조차도 그 가능성을 잊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이런 고민 끝에 다시 학위 과정을 막 시작했던 나는 왠지 금붕어에게 더 정이 갔다.
내 안에도 어항을 벗어나보고 싶은 여행자가 숨어 있었음을 설명해 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대학원에서 배운 심리학 개념과 일상을 엮어 계속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은 내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기록하는 작은 실험장이 되었다.
그렇게 글을 이어가다 보니, 글 속에서 나를 꼭 닮은 캐릭터가 태어났다.
이름은 '뿡어'.
뿡어는 겁이 많고 서툴지만 새로운 걸 시도해 보려는 집순이 아기 금붕어다.
뿡어는 용기를 내어 어항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글 속에만 있던 뿡어는 다양한 그림으로도 태어났다.
그러다가 브런치에서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에도 선정되었다.
글을 쓰는 즐거움이 또 다른 창작의 문을 열어준 것이다.
브런치에서 내 글과 그림은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내는 아주 작은 물결이 된다.
이 사실은 여전히 기적처럼 느껴진다.
뿡어의 여행은 곧 나의 여행이기도 하다.
글은 안정적인 어항 속에 머물던 나를 밖으로 끌어냈다.
이제 나의 꿈은 이 여정에서 느끼는 것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는 것이다.
누구도 스스로를 어항 속에 가두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더 멀리 갈 수 있고, 더 오래 헤엄칠 수 있다.
글을 통해, 그리고 뿡어의 이야기를 통해 '당신 안에도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뿡어의 여행, 그리고 나의 여행은 브런치와 함께 시작되었다.
여행을 하고 싶은 누구나, 글을 쓰고 싶은 누구나, 브런치를 시작해 보길 권하고 싶다.
작은 한 문장이 당신을 어항 밖으로 꺼내어, 생각지도 못한 바다로 데려가 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