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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J Apr 07. 2024

투자의 성격(Personality)

Attribution Analysis

"행운에 속지 마라(Fooled by Randomness)"에서 나심 탈레브는 우리 주변에서 성공 중 얼마나 많은 수가 단순히 운에 의한 것인지 이야기한다. 수많은 글로벌 운용사의 운용역들을 만났다. 그들 대부분은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어떤 이들은 감탄할 만큼 똑똑하고 성실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이 있었다.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의 성공이 단순히 반복된 운에 의한 것일까?  


투자실적을 비교하고 분석하는 많은 방식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식은 과거의 모든 현금흐름을 구분하고 분석해 보는 것이다. 각각의 현금흐름에 1) 인수가격 등 투자비용, 2) 배당 등 기업의 실적에 따른 수익, 3) 자본재구조화(Recapitalization) 등 자본구조의 변동 및 4) 매각금액 및 매각비용 등 꼬리표를 붙인다. 우리의 목표는 투자를 위한 총비용(Cost)인 1)에서 회수된 금액의 총액인 4)번 순수익까지의 변동이 어떤 유인에 의하여 발생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a) 기업의 실적 개선, b) 자본구조의 변화, c) Multiple 등 시장 가격의 변동 등 각 요인에 대해 다른 요인들이 일정할 때, 어느 정도의 가치를 만들어냈는 지를 살펴본다. 이런 방식에 따라 다리(Bridge) 모양의 그래프를 만들면, 그것이 Value Creation Chart이다. 


Value Creation Chart는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PE들이 각각 어떤 활동으로 가치를 창출해 냈는 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Clayton, Dubilier & Rice ("CD&R")의 Value Creation Chart가 인상적이었다.  CD&R은 1978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PE 중 한 곳으로, 투자 후 가치개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설적인 CEO인 GE의 잭 웰치(Jack Welch, 1935~2020)도 이곳에서 Operating Partner로 일한 적이 있다. 워낙에 훌륭한 평판을 지닌 유명업체였기 때문에 CD&R을 실사할 때는 평판대로의 결과가 나올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변은 없었다. 분석은 대상업체의 실적 성장이 CD&R의 투자 실적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많은 이들이 얘기하듯이, 매크로(Macro)를 이기는 마이크로(Micro)는 없다. 시장의 경기변동은 날카로운 발톱이 되어 우리를 할퀴거나, 우리의 날개를 밀어주는 바람이 되거나 둘 중 하나이고, 누구도 그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다. 투자 시점을 조정하기 힘들다는 것을 고려할 때, PE투자는 정말이지 많은 부분 운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운의 소용돌이 속에서 재능은 빛을 발한다.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올 수도, 큰 손실을 조금이나마 줄여줄 수도 있다. 


Private Market 투자는 복잡하기 짝이 없고, 딜의 구조, 가치개선, 자본조달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한 하우스가 모든 영역에서의 재능을 확보하는 일이란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의 하우스는 구조화, 기업 가치개선, 자본조달 중 한두가지 영역에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블랙스톤은 투자 건의 구조화와 자본조달에 있어 압도적인 재능을 보여준다. 구조화와 자본조달은 규모가 크거나 복잡한 포트폴리오 투자 건에 필요하다. 메가 바이아웃 업체로 최적의 능력을 보유한 셈이다.   


과거의 실적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복되는 과거의 실적은 그 운용사의 성향을 보여줄 수 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운용사의 능력이 어느 부분에 있는 지를, 운용사의 입장에서는 팀의 능력이 어디에 있는 지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실제의 나는 다르기 마련이다. 복잡하고 지루한 엑셀의 숫자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나에 대한 편견을 줄여준다. 그것은 남이 보는 나에 대한 편견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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