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riculture
전세계 인구는 2022년 11월 80억 명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증가와 함께 개발도상국 중심의 육류소비 증가로, 사료를 포함한 농산물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도시화의 영향으로 경작지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지구 온난화 등 환경변화로 인해 수자원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경작이 가능한 토지의 면적은 더욱더 감소 중이다. 물. 가장 필수적인 자원이지만, 어디에서나 풍부한 것은 아니다. 희소성이 높아진 이 물을 이동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이다. 수자원이 풍부한 곳에서 경작된 농작물을 수출하는 것이다. 인구통계학적 추세와 환경 변화에 따른 최고의 장기 투자처 중 하나는 바로 농경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농업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다. 2012년 "Farmland Investment"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들고 이찬우 CIO께 쳐들어갔다. 지금까지 온갖 글로벌 투자를 지지해 주셨던 그 젊잖은 분은, 보고서의 제목을 보고 첫마디로 이렇게 말했다.
"이제 하다 하다 논, 밭에도 투자하려고?"
그래서, 나는 여러분을 농경지에 투자하도록 설득하고자 한다. 미국 NCREIF(National Council of Real Estate Investment Fiduciaries)는 매분기 농경지 부동산 지수(Farmland Property Index)와 함께 분기별 수익률을 발표한다. '23년 3분기 말 기준 4개 분기의 연수익률은 14.85%였다. 이 지수와 S&P500의 상관계수는 -0.28, 3개월 만기 미국 국채와는 0.16에 불과하여, 주식 및 채권과 상관도가 낮다. 반면, 소비자물가 및 생산자물가 상승률과의 상관계수는 0.61 및 0.63으로, 물가상승을 상당 부분 상쇄한다. 무엇보다 농작물, 음식물에 대한 수요는 경기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하방경직성을 가지고 있다.
숫자만으로 충분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보다 서술적인 방식도 있다. 농작물은 매해 새로 심고 수확하는 부류의 한해살이작물(Annual Crop)들과 나무 등을 통해 새로 심지 않아도 매해 생산물이 발생하는 다년생작물(Perenial Crop, Permanent Crop)로 나뉜다. 다년생작물은 토지 위의 시설장치와 비슷하다. 심지어 매년 조금씩 자라난다. 최악의 경우, 우리가 보유한 농경지에 자연재해가 발생했다고 생각해 보자. 경작이 가능한 그 토지는 어디로 가지 않는다. 여기에 내가 농업(Agriculture)이 아닌 농경지(Farmland) 투자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다. 수자원이 풍부한 지역의 농경이 가능한 토지의 가치는 증가하고 있다.
여전히 의혹을 가지고 있다면,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나는 한국에서의 농경지 투자에 관심이 없다. 한국에서의 농업은 노동집약적이다. 반면에, 미국, 호주, 브라질의 농경지 경작은 다분히 자본집약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넓디넓은 미국 중서부(Midwest)의 농장을 생각해 보라. 괴물 같다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큰 수확기계는 수확과 동시에 곡물을 제외한 부위는 절단하여 뒤로 남기고 있었고, 운전석 모니터에는 수확량과 함께 곡물의 상태와 온도, 습도 등이 표시된다. 위가 열려 있는 탱크가 가득 찰 때면, 트럭이 하나 따라붙어 진공 기계 팔로 탱크의 곡물을 빨아올린다. 그 넓은 농장에서 수확기에 일하는 사람은 단 둘이었다.
자, 이제 기관투자자로서 포트폴리오에 농업 혹은 농경지 투자를 포함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과학적인 농업에 인류의 미래가 있다. 하지만, 인류의 미래를 기다리기에 10년의 투자기간은 너무 짧다. 그래서 우리는 투자가 가능할 만큼 충분히 규모가 있고, 회수할 수 있는 유동성이 있는 시장에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미국의 행콕(JohnHancock)은 1980년대 농경지 투자를 시작했고, 브룩필드(Brookfield)는 1980년대에 브라질에서 농경지 투자를 시작했다. 맥쿼리(Macqurie)의 첫 호주 농경지 펀드는 2000년대였다. 하지만, 환 위험과 투자에 필요한 통계 등을 생각한다면, 미국은 단연코 이 분야에 있어 최고의 시장이다.
2012년의 우리는 미국 최대의 보험사 중 하나인 TIAA-CREF과 글로벌 농경지 투자를 시작했다. 지금은 해당 펀드 시리지를 자회사인 누빈(Nuveen)에서 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펀드는 미국과 호주, 브라질의 한해살이작물과 다년생작물 경작지에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다른 직관과 철학을 지니고 있다. 어디에 투자할지, 밀과 옥수수에 투자할지 아니면 와이너리에 투자할지, 그리고 고정임대료를 받을지 수익 공유 방식을 취할지, 각각 다른 전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농경지 투자는, 특히나 수익 공유 방식의 임대차(Share Lease)라면, 농작물의 가격 변동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오피스나 주거 부동산 투자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